"도서관은 가장 구식기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도서관은 그런 책들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학습의 중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직 도서관장인 저자가 책의 미래에 대해 다뤘다. 올 1월 미국 하버드대는 미국 내 대학과 공공 도서관 등 민ㆍ관이 공동 참여하는 형태로 대규모 디지털 공공도서관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앞서 2004년 구글이 전세계 모든 책을 디지털화한다는 목표로 '구글 북스'를 통해 절판 도서 등 1,500만 권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한 데 이은 것이다. 저자는 전자책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던 구글 북스의 시도를 중심으로 책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내다본다.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해온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은 종이책에 대한 애정이다. 이 같은 그의 관점은 "빌 게이츠도 종이책을 좋아한다"는 말에 압축돼 있다. 그러나 전자책이 극복해줄 수 있는 종이책의 한계도 인정하고 있다. 지식을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자책의 가능성에 대해 고무적이며 종이책과 전자책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금부터 10년 후에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전자책은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기계를 대체하는 역할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는 1950년대 미국 몇몇 도서관에서 행해졌던 마이크로필름 작업화의 과정을 예로 들면서 종이책의 중요성과 도서관, 그리고 책의 미래를 설명하기도 한다. 당시 도서관 사서들은 책의 보존기간이 짧다고 우려하던 끝에 보존도서를 마이크로필름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곧 부스러질 것이라고 여겨졌던 종이책은 여전히 멀쩡한 반면 영구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이크로필름은 흠집이나 기포가 생기고 점점 흐려져 글씨도 읽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신문이 등장했다고 책이 사라지지 않았고 라디오가 신문을 대체하지 못했으며 TV가 나온 뒤에도 라디오는 없어지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이다."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도서관을 배움의 전당으로 보지 않고 잠재적인 재산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저자는 사적인 이익이 공공의 이익을 능가할 수 있다며 보다 전자책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한때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비망록을 만들기도 했다. 읽다가 뜻깊은 얘기가 나오면 줄을 긋고 노트를 펼쳐 적절한 제목 아래 베낀 뒤 자신의 견해를 적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전자책의 출현은 그동안 자료를 보존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해왔던 종이책과 도서관에게 새로운 접근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1만5,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