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봉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사상 최초로 모두 1억달러(1,056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여 대신 받았던 '스톡옵션'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연봉 조사기관인 GMI레이팅스가 2,259개 미 상장사 CEO의 지난 2012년도 실질 수령액 순위를 집계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연봉 1위는 지난 한해에만 22억7,000만달러(2조4,000억원)를 벌어들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였다. 올해 29세인 저커버그는 지난해 우리 돈으로 2조원 이상을 수령했으며 하루 일한 대가로만 6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저커버그의 기본급은 약 5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기업공개 이후 일부 지분가치를 실현해 실질연봉이 껑충 뛰었다. 2위는 에너지 기업 킨더모건의 리처드 킨더 CEO로 역시 주식매각을 통해 11억달러 이상을 벌었다. 이 밖에 팀 쿡 애플 CEO는 1억4,380만달러로 5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1억1,750만달러로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봉 10위에 오른 미 CEO들은 모두 남성ㆍ백인이었으며 이 중 5명은 해당 기업 설립자였다.
2011년 1억달러 이상을 가져간 CEO가 전무했고 2010년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던 데 비해 CEO들의 급여 상승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ABC뉴스는 "낮아진 연봉에 대한 보상으로 받았던 주식이 지난해 연봉을 놀랍도록 불리는 효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가가 2009년 1월 이후 두 배 이상 껑충 뛰면서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의 지분행사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미국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됨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09~2012년 미 가구의 평균 소득은 6% 상승한 반면 이른바 '상위 1%'의 소득은 31.4%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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