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중재안의 추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4일 양당 원내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꽉 막힌 정국에 대한 출구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전화 통화 등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새누리당은 새정연의 의총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새정연이 의원총회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일지를 본 뒤 여야 원내지도부 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새정연 역시 의총에 앞서 중재안을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당은 이날도 정 의장의 중재안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청와대는 중재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며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정치를 방치해 국정혼란을 자초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청와대가 (명시적으로) 중재안을 거부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야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 일단 공은 새정연의 의원총회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만약 새정연이 15일 의총에서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는 걸로 결론을 낼 경우 국회법 개정안은 원안대로 정부로 송부된다.
앞서 지난 13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15일 서너시까지 (야당의 의총을) 기다려보고 안 되면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15일 이내 이의서를 첨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청와대도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이에 국회법 개정안이 다시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본회의 표결에 부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요구한다.
특히 본회의에 표결을 부쳐도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여당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부의예정안건’으로 남겨둔 채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폐기되도록 할 경우 국회가 청와대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회가 ‘청와대 거수기’라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회법 정국’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정 의장은 개정안에서 시행령에 대한 수정ㆍ변경 ‘요구’를 ‘요청’으로, 이에 대한 정부의 이행 부분에서 ‘처리하고 보고한다’는 문구는 ‘검토해 보고한다’로 사실상 수위를 낮춘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김지영 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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