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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후계자'가 지휘하고 '좌근호ㆍ우청용'이 뚫는다.
5일 오전2시30분(한국시간) 적지인 베이루트에서 레바논과 맞붙을 축구 국가대표팀의 '필승 전략'이다.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이 경기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6차전이다. 이 경기 뒤 홈으로 돌아와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전을 끝으로 최종 예선 일정이 마무리된다. 각 조 1ㆍ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가운데 한국은 3승1무1패(승점 10)로 A조 2위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이 3승2무1패(승점 11)로 조 선두. 이란과 카타르에 3점 차로 쫓기고 있는 한국은 레바논을 상대로 브라질행 항공권을 예약하겠다는 각오다.
◇기성용ㆍ구자철 공백, 김보경이 메운다=지난 2011년 1월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자신의 후계자로 꼽았던 김보경(카디프). 지난해 7월 잉글랜드 2부리그로 뛰어든 김보경은 소속팀의 승격으로 어엿한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대표팀에서도 책임감이 무거워졌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스완지)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각각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빠지자 그동안 날개로 뛰어온 김보경에게 중앙 미드필더 중책을 맡겼다. 김남일(인천)과 이명주(포항)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여 김보경의 자리는 구자철이 맡던 공격형 미드필더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카디프에서도 시즌 초반 이렇다 할 활약이 없다가 중원으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김보경은 지난해 6월 레바논과의 최종 예선 홈 경기(3대0 승)에서 두 골을 몰아넣었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좌우 날개로는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턴)이 뜬다. 이청용은 2011~2012시즌 전에 입었던 정강이 골절상 후유증을 완전히 떨친 모습이다. 원톱으로는 손흥민(함부르크)보다 이동국(전북)의 선발 출격이 확실시된다. A매치 30골 중 10골을 중동을 상대로 터뜨린 이동국은 "초반에 몰아붙인다면 레바논은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레바논=이동국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레바논은 2011년 11월 3차 예선 5차전에서 한국을 2대1로 이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전력은 크게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로다 안테르가 최근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주축 4명을 포함한 국가대표 6명이 승부 조작 연루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테오 뷔커 레바논 감독이 "2년 전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지만 이번에 한국을 이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레바논은 승점 4점으로 A조 최하위다.
하지만 레바논이 무서운 것은 경기 외적 요인 때문이다. 그라운드 컨디션은 잡초 제거도 안돼 동네 운동장 수준이다. 관중은 경기 내내 폭죽을 쏴대거나 녹색 레이저 포인터로 상대 선수들의 눈을 겨냥한다. 조광래 감독 경질의 직접적인 빌미가 됐던 2011년 경기에서도 한국은 이런 외부 요인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이번엔 레바논 내의 극심한 정파 갈등으로 경기장 부근에서 총소리까지 들려오는 최악의 상황이다. 최 감독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축구 강국은 어떤 곳에서도 불리함을 극복하는 능력이 있다"며 "경기 외적 환경을 핑계로 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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