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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 D-1] "빈라덴 風 어느쪽으로…" 촉각
입력2004-10-31 18:42:55
수정
2004.10.31 18:42:55
서정명 기자
9·11테러 첫 시인·부시 비난 테이프 공개<BR>양측, 테러정책 우월성 강조…막판이슈로
[2004 美대선 D-1] "빈라덴 風 어느쪽으로…" 촉각
■ 9·11테러 첫 시인·부시 비난 테이프 공개여론조사 기관 따라 테이프 방영 후 지지율 변화 엇갈려부시ㆍ케리 대테러전에 올인… 당선자 확정 발표 늦어질 수도
부시 北에 강경책-케리 南에 통상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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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대통령 선거 막바지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빈 라덴이 지난 달 29일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이 아랍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영된 후 일부 여론조사에선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미국인들의 안보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테러와의 전쟁에 적임자임을 강조해온 부시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서는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테이프 방영 직후 1%포인트 올라가는 등 '빈 라덴풍(風)'이 어디로 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빈 라덴의 등장 후 부시와 케리 양측은 각각 자신들의 대테러정책의 우월성을 강조하는데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은 알-자지라 방송에 공개한 비디오에서 2001년 9ㆍ11미국 테러사건의 책임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빈 라덴은 또 9ㆍ11사건 후 4년째 접어들었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직도 미국인들을 기만하고 사건이 벌어진 진짜 이유를 속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는 사건이 재발할 이유가 아직 남아있음을 의미한다고 위협했다.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이날 테이프의 진위와 관련해 테이프는 진짜고 최근 제작된 것으로 믿어진다고 밝혔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빈 라덴의 테이프가 방영된 후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우위가 좀더 분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가 27~29일 3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랠프 네이더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한 3자대결을 가정했을 경우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민주당 케리 후보가 44%, 네이더 후보가 1%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 주 조사에서는 부시 48%, 케리 46%였다.
뉴스위크는 테러관련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때마다 수혜자는 언제나 부시 대통령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의 30일 여론조사에서는 케리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전일보다 1%포인트 올라간 데 이어 31일에는 부시의 지지율이 1%포인트 떨어지는 등 빈 라덴의 테이프가 부시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
○…대테러전이 막판 이슈로 급부상하며 부시와 케리 양측은 각각 자신들의 테러 정책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구해줄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고, 케리 후보는 빈 라덴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은 그 동안 부시 旋ㅊ?테러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공포를 불러 일으킴으로써 이라크전과 경제 등 그 동안의 국정수행 결과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환시키고 있으며, 케리 후보는 빈 라덴 등 모든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두 후보는 유세 마지막 주말인 30일 플로리다ㆍ미네소타ㆍ위스콘신ㆍ미시간ㆍ오하이오주 등 대접전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빈 라덴 데이프가 방영되긴 했지만, 그 동안 미국 정가와 언론계에 나돌던 '10월의 충격'은 현실화하지 않은 채 11월을 맞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막판 대사건이 돌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10월의 충격' 단골 메뉴였던 빈 라덴이나 알 자르카위 등 거물급 테러리스트들의 체포 또는 사살 가능성이 완전 배제된 것은 아니다. 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변수가 돌출할 수도 있다.
이미 이라크에서 377톤의 고성능 폭탄이 전쟁이 시작된 후 치안부재 상황에서 약탈 또는 도난 됐다는 주장이 나와 케리 후보에게 좋은 공격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테러전과는 무관하지만 이번 선거의 열기와 특히 조기선거 붐을 감안할 때 일찌감치 대규모 부정선거 시비가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투표율이 급증할 것이라는 데는 예상이 일치하지만, 투표율 상승이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단 평소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 중엔 민주당 지지성향이 많다는 일반론에 따라 투표율이 정말 급등할 경우 케리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측은 지난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은 백인 복음주의자 400만명을 이번 대선에 동원하는 게 재선 성공에 지름길이라고 판단, 막판 고삐를 죄고 있고 케리측은 청년층의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00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선거당일에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대선 후 새로 도입된 잠정투표로, 잠정투표란 투표자 명부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왔을 경우 그들에게 주는 투표용지를 말한다.
이것들은 따로 보관돼 투표자들의 유권자 신분이 확인된 뒤 계산되지만 각 주는 이들을 집계하는 시한을 각각 다르게 정하고 있어 최종 집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접전을 벌이는 선거구들에서 법적분쟁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당선자 확정은 며칠에서 몇 주일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말했다.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10-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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