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의 개' 전략 활용 수익률 위주 종목 투자를
검증 거친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도 주목해야
해외주식 투자는 리스크 분산·자산성장 큰 도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네 본전 생각나 못 팔아 곤두박질치네."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영화배우가 공개한 자작시는 한동안 시청자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회자됐다. 추락하는 주가에도 차마 팔지 못한 채 '한방'을 노리는 개인들의 안타까운 투자심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100전 100패''폭탄받이'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심도 있는 종목 선택과 사전 기업분석이 부족하다 보니 테마주에 휘둘려 거액을 날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대선 정국과 맞물려 테마주로 부상했던 안랩의 경우 최고가 16만7,200원을 기록한 뒤 4월 11일 기준 7만1,000원으로 반토막(-57.54%)이 났고, 아가방컴퍼니(2만2,250원→6,780원)와 아즈텍WB(6,740원→2,280원)도 70%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2011년 6월 이후 정치 테마주로 언급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131개 종목 중 대표적인 테마주 35개의 1년간 실제 매매손실을 조사한 결과 약 195만 개의 계좌에서 총 1조5,49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손실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 계좌에서 발생했으며 최고 26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도 있었다.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들이 뒤늦게 추종매매에 나서는 이른바 '상투 매매'를 했다가 제대로 대응을 못해 손실을 본 것이다. 높은 기대수익을 위해 살인적인 변동성을 감내하면서까지 위험한 매매를 한 일부 개미들은 참혹한 결과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화려하던 빛나던 붉은 조명도 왜 내가 가면 파랗게 질려버리는가""왜 내가 들어가면 파티는 끝나는가"로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라도 '3가지 기본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눈높이를 낮추고""성과가 검증된 증권사 포트폴리오 종목에 선별 투자하며""해외 성장주로 눈을 돌리는" 저성장 시대의 투자 전략이 개미들의 고질병을 개선해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왜 번번이 쓴 맛만 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를 종목 선택의 실패에서 찾는다. 개미들이 저가매수로 접근하는 종목 상당수가 성장성은 없이 단순히 '싸다'는 점만 부각돼 사실상 영양가 없는 투자를 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지난 6년(2007~2013년 3월)간 개인과 외국인ㆍ기관의 평균 매수단가(총매수금액/매수량)를 분석한 결과, 개인의 평균 매수단가는 9,620원에 그친 반면 외국ㆍ기관의 매수단가 평균은 4만5,100원이었다.
수익률은 어떨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도별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10종목을 바탕으로 연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외국인 51.7%, 기관 60.1%, 개인 9.7%, 2011년 외국인 0.7%, 기관 12.5%, 개인 -34.3%, 2012년 외국인 5.6%, 기관 16.7%, 개인 -28.4%였다. 결국 개인에게 저가 주식은 '아주 싼 비지떡'에 불과했던 셈이다. 하락하는 종목은 계속 매수하고 상승하는 종목을 계속 매도하는 패턴도 패배의 원인이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 일확천금을 좇는 개인들의 투자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처방은 무엇일까.
◇눈높이를 낮춰라(Be conservative)=투자습관 개조 1단계는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종목에 투자해 일확천금을 노리겠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우량주를 통해 중수익을 노리는 게 중요하다. 강력한 시장 지위와 경쟁력으로 경기 사이클 하락기에도 안정적인 주주가치 창출이 가능한 종목,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주요 대형 우량주를 공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우의 개(Dogs of the Dow)'전략이다. 다우지수에 포함된 30개 종목 가운데 연초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10개를 매수해 연말까지 들고 간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증권이 '다우의 개'를 표방해 '모델포트폴리오(MP)의 개'로 투자를 해봤다. MP 내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종목투자를 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 지난 2006년 말 기준 삼성증권 MP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량주 10종목(LG화학, KT&G, POSCO, SK, LG전자, 신한금융지주, 현대모비스, KCC, 대구은행, 한국타이어는 기업 재상장으로 제외)을 뽑아 이달 11일까지 7년간 투자했을 경우의 수익률을 산정한 결과 총 수익률은 97.8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40.20%에 그쳤다. 매년 'MP의 개'전략으로 종목을 1년간 투자하고, 그 다음해 배당수익률을 바탕으로 다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투자한 방법 역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 2008년부터 2012년 말까지 매년 MP의 개 전략을 사용한 결과 누적 수익률은 3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핵심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라(Be selective)=각 증권사가 일별, 월별로 내놓는 '추천 종목'또는 '모델포트폴리오'는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이 집결된 리스트다. 긍정적인 모멘텀과 가격 매력 등 다방면의 조건을 만족시킨 종목들이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만큼 전문적인 1차 검증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이들 종목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전문성을 갖춘 투자가 될 수 있다. 물론 MP나 추천 포트폴리오 별로 수익 결과는 천차만별인 만큼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추종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 증권사들은 추천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수시로 편입 종목을 조정하고 있으며, 공격형이나 중립형, 안정형 등으로도 나눠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가져라(Be global)=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드넓은 바다를 볼 필요도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가 삼성전자, AIG, 도요타자동차, AT&T, 엑슨모빌, 화이자, 아마존닷컴, 스타벅스, 인디텍스, LVMH 등 글로벌 넘버원 기업 10개로 시가총액 비율에 따라 가상 지수를 만들어 MSCI AC WORLD와 수익률 비교한 결과 넘버원 기업 지수가 높은 성적을 냈다.
2010년 1월 8일 기준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반영해 지수를 만든 뒤 올 3월 1일까지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넘버원 기업 지수는 144.20포인트를, MSCI AC WORLD는 119.76포인트를 기록했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투자대안은 해외에도 충분히 존재한다"며 "해외투자를 통해 투자위험을 분산시키고 자산 성장의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접투자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해외주식 직접투자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1∼3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액수는 16억9,828만 달러(약 1조8,97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억5,584만 달러보다 77.7% 증가했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실시간 시세 제공 서비스, 예약 주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투자자들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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