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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골드만삭스

SEC와 합의 모색 나서<br>블랭크페인 퇴진 가능성

골드만삭스가 "사기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가 최근 들어 돌연 꼬리를 내린 후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 만약 골드만삭스가 SEC와의 합의를 이끌어내면 강경 대응을 주도한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조기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합의를 보기 위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SEC와 협상을 벌였다"며 "골드만삭스는 사기 보다는 가벼운 혐의를 적용 받는 조건으로 벌금을 내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슨 펀드가 문제의 아바쿠스 부채담보부증권(CDO)에 역베팅한 사실을 ABN암로 은행 등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고의가 아니라 부주의 내지 업무 착오였다는 선에서 혐의 내용을 완화해주고 소송을 취하한다면 벌금을 내겠다는 협상 카드다. SEC가 이 제의를 수용한다면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WSJ는 "지난 3일 데이비드 비니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일부 대주주들과의 모임에서 '우리는 SEC의 반감을 사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합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골드만삭스가 SEC와 합의하기를 희망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합의한다면 과거의 전례를 볼 때 골드만삭스는 2억5,000만 달러의 벌금과 3억7,100만달러의 투자자 손해배상금 등 총 6억2,100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골드만삭스가 수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SEC와 합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SEC가 혐의 내용을 줄여줄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CNBC방송도 "합의설(說)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으나 조만간 합의를 볼 것 같지는 않다"며 "골드만삭스는 협상 실패에 대비해 소송 카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는 위법 행위가 포착돼 SEC로부터 소송 당할 수 있다는 사전 통지서(wells notice)를 받은 후 혐의 사실을 인정하면 공시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린 뒤 '제소전 화해'형식으로 벌금을 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통지서를 받고도 이를 무시했으며 SEC 역시 골드만삭스가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판단, 합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지난달 16일 전격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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