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1·4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연환산 기준 0.1%에 그쳐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겨울 미국 전역을 휩쓴 이례적 혹한으로 기업 지출 및 수출·수입 등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이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지난 1·4분기 GDP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0.1% 상승에 머물러 2012년 4·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4분기 당시의 2.6%는 물론 전문가 예측치 1.2%에도 훨씬 못 미치지는 수준이다.
지난 겨울 내내 지속된 혹한 및 폭설로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이 미 경제 위축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4·4분기 1,117억달러에 달했던 기업 재고가 올 1·4분기 874억달러로 줄어든 게 대표적인 예인데 그만큼 기업의 신규 생산 및 주문이 적었다는 의미다. CNBC는 이 같은 기업 재고 축소와 더불어 수출 및 수입에서 전 분기 각각 7.6%, 1.4% 감소한 것이 1.4%포인트가량의 GDP 감소 효과를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추운 날씨 탓에 상품 소비 역시 부진했다. 소비자 상품 지출이 전 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시행 및 난방 수요 급증 등으로 서비스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상품·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소비자 지출은 3.0%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늘 나온) 미국의 1·4분기 경제 수축은 지난 겨울 날씨가 영향을 미친 탓으로 전문가들은 2·4분기부터 곧바로 회복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경제예측기관인 '마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는 미국의 2·4분기 GDP가 3.5%로 회복돼 올해 내내 이와 같은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고용 등 최근 발표된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뚜렷한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어 미국의 1·4분기 GDP 쇼크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실제 이날 민간고용조사업체인 ADP(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민간 고용은 22만명 늘어 지난달(19만1,430명)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21만명)를 대폭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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