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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고 있다. 2013년 한 해의 끝자락,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차분히 새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각종 국악·클래식 공연이 관객을 찾는다. 12월 31일, 계사년의 마지막 밤을 수 놓을 '제야 음악회' 준비에 각 공연장도 분주하다.
제야 음악회의 원조 예술의전당은 올해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보낸 스타 음악가들을 초청해 무대(31일 오후 9시 30분)를 꾸민다. 예술의전당 제야 음악회는 지난 19년간 매진 행렬을 기록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성기선이 지휘하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와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아리아를 부른다.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자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생상스의 '하바네즈즈'와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연주한다.
매해 이 음악회의 백미는 콘서트홀에서 연주가 끝난 뒤, 야외광장에서 펼쳐지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이다. 연주자와 관객이 한 목소리로 2013년의 마지막 1초를 외치면, 새해 소망을 담은 풍선이 하늘로 오르고 새해 기원을 담은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국립극장은 두 편의 제야 공연을 준비했다. 명창 안숙선이 31일 오후 8시부터 국립극장 내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세시간 동안 '수궁가' 완창 공연을 펼친다. 안 명창이 제야 판소리를 펼치는 것은 올해가 여섯 번째로 지난 공연은 모두 만석을 이뤘다. 이후 오후 10시부터는 해오름극장에서 국악·대중음악·뮤지컬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제야 음악회가 펼쳐진다. 국립창극단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정은혜·민은경·이소연과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월드뮤직그룹 공명, 싱어송라이터 정재일,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해설도 곁들여진다.
올해 3번째 제야 음악회를 꾸미는 강동아트센터는 소리꾼 장사익의 무대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찔레꽃' '님은 먼 곳에' '봄날은 간다' 같은 대중가요를 장사익 특유의 걸쭉한 목소리에 담아 신명 나게 부른다.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그랜드합창단도 가세해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트레' 중 '대장간의 합창',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중 4악장 등을 들려준다. 본 공연은 오후 10시 30분에 시작해 공연장에서 카운트다운으로 새해를 맞고 다음날 1일 새벽 0시 20분까지 이어진다.
국립오페라단은'2013 오페라 갈라'를 끝으로 한 해를 정리한다. 오는 29·30일 이틀 동안(29일 오후3시·저녁 7시 30분, 30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 한 해 화제를 모았던 '팔스타프' '돈카를로' '파르지팔' (국내 초연) '카르멘'의 하이라이트와 내년 기대작 '로미오와 줄리엣' '오텔로' '돈조반니' '박쥐'의 주요 장면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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