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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다면서 왜 우리만 저층으로 묶죠.” 서울시가 지난 1월 한강변의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유도하기 위한 ‘한강 공공성 선언’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이들 정비 예정구역으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마포구 망원동과 합정동 일부를 포함한 망원지구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 대신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만 늘고 있어 가격 하락과 거래 단절 현상을 빚고 있다. 망원지구는 ‘높이관리구역’으로 높이완화ㆍ유도 구역에 비해 별다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여의도와 압구정 등 높이완화구역은 주거 부문의 최고 층수가 50층 내외, 평균 층수 40층 내외로 조성되고 높이유도구역은 최고 50층, 평균 30층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반면 망원지구를 포함한 높이관리구역은 한강 공공성 선언 당시 ‘현행 기준 유지’라는 조건이 붙어 있어 투자자들부터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망원동 일대는 2종 7층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최고 50층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7층 이내의 저층 아파트 건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최고 7층 높이로 주거 부문 층고를 제한할 경우 사업성이 부족해 망원지구는 사실상 한강 공공성 선언에 따른 혜택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며 “여의도와 강남에 비해 망원지구는 높이 제한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3월11일에 5,266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마포구청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망원지구에 포함된 망원 1ㆍ2동의 지분 가격은 현재 3.3㎡당 2,300만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000만원을 넘던 매물 가격이 한강 공공성 선언으로 높이가 제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3.3㎡당 700만원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시의 발표에 실망한 일부 주택 보유자들은 저렴한 가격에라도 집을 처분하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서울시가 망원지구도 어느 정도 높이제한을 완화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매수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방침이 변경되지 않는다면 사업성이 떨어져 서울시의 구상대로 사업이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현재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변경될지 모르는 서울시의 방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망원동 주민과 마포구청의 이 같은 반응에 ‘모든 것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발표 자료에는 도심형 타운하우스를 조성한다는 설명 문구가 있을 뿐 7층 이하로 건설한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며 “현재 망원지구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외부 용역을 의뢰한 만큼 용역 결과에 따라 높이 제한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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