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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7명의 사상자를 낸 대림산업 여수 공장 폭발사고와 근로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질식사고로 총 2,000억원에 이르는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일으킨 휴브글로벌은 사고 여파로 사실상 파산 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27일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재해 예방 전문기관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공단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당진제철소 질식사고로 생산에 차질을 빚어 8월까지만 1,100억원의 생산손실을 입었다. 산업재해 순손실은 최소 163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사고 수습을 진행하고 있는 터라 산재 순손실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공단은 내다봤다.
3월 여수 대림산업 폭발사고는 8월 현재 880억원의 생산손실과 175억원의 산재 순손실을 발생시켰다.
지난해 9월 구미 불산 누출사고로 23명의 사상자를 낸 휴브글로벌은 사고로 인해 사실상 파산 상태다. 휴브글로벌의 연 매출액은 30억원 규모인데 사고로 인한 순손실이 8월 현재 417억원에 이른다. 이 사고는 근로자나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사업장ㆍ차량ㆍ농산물ㆍ가축 등에도 광범위한 피해를 끼쳤다.
손실금액에 넣지 않은 회사 이미지 추락, 근로자 사기 저하, 부동산 가격 하락, 환경오염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단 한번의 대형사고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날 인천 부평구 안전보건공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재해 예방기관들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도 대형사고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결의를 다지면서 저마다 사고 예방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송지태 안전기술협회장은 "안전검사를 할 때 고위험설비뿐만 아니라 가스ㆍ산소농도 측정 등도 실시해 사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신진규 대한산업안전협회장은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고위험사업장에 대한 기술지원과 안전교육, 산재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건의사항도 쏟아져나왔다. 김희걸 산업간호협회장은 "기업과 근로자 스스로 사업장의 위험을 점검하고 줄이는 위험성평가제도는 사고를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소규모 사업장에 맞는 제도를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진규 산업안전협회장은 "안전정책을 수행할 때 추진실적 제출 요청 등 실적 위주로 진행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각 기관에서 사고 예방정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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