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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햇볕정책으로 '50년 냉전' 종식… 화해·협력 '물꼬' 열어
입력2009-08-18 17:47:07
수정
2009.08.18 17:47:07
■ 남북문제와 노벨평화상 수상<br>분단후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 '평화정착 기여' 한국인 첫 노벨상<br>6·15선언으로 탄생한 개성공단 성공적인 경제협력 모델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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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햇볕정책으로 '50년 냉전' 종식… 화해·협력 '물꼬' 열어
■ 남북문제와 노벨평화상 수상분단후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 '평화정착 기여' 한국인 첫 노벨상6·15선언으로 탄생한 개성공단 성공적인 경제협력 모델로 평가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지난 2000년 6월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 위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전세계인의 시선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에 집중됐고 우리 국민들은 반세기 만에 두 손을 맞잡은 두 정상을 바라보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여러 족적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남북 관계의 변화를 이끈 공로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줄곧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흡수 통일론을 거부하고 북한을 동반자로 포용하는 ‘햇볕정책’을 펼치면서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보수적 대북 정책의 뿌리가 깊은 우리 정치 풍토속에서 적지 않은 역풍을 헤치며 지속적으로 펼쳐온 그의 대북 포용 정책은 결국 닫혀 있던 북한의 마음을 열게 했고 분단 이후 최초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50년 넘게 서로를 외면한채 적대감 속에 살았던 남과 북에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게 한 것이다.
2000년 10월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결정적 이유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향한 기반을 조성한 것이었다.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그것만으로도 우리 민족사의 큰 획을 긋는 사건이기도 했다.
두 정상의 만남으로 이뤄진 6·15 남북공동선언은 정치·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무엇보다 남과 북은 서로를 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대화의 상대이자 협력의 동반자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탄생도 바로 6·15 공동선언의 결과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6월 첫 삽을 뜬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 드디어 시범단지 입주업체에서 첫 제품이 나왔다. 이명박(MB) 정부 이후 정치적 외풍 속에서도 4월 누적생산액 6억달러를 돌파한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토지가 결합된 윈윈 방식의 성공적인 남북 경제협력 모델로 평가 받았다.
그가 마련한 남북 관계 변화의 흐름은 참여정부에도 큰 골격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2007년10·4 정상 선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보수 정권인 MB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내건 포용·햇볕정책 성과는 정면 도전을 받게 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서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MB 정부의 '비핵·개방·3000' 공약은 국민·참여 정부 10년간의 햇볕·포용정책의 성과를 부정하는 것이었고 MB 정부가 내세운 상호주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강경한 반발로 남북 관계를 첨예한 경색 국면으로 들어서게 했다.
대북 관계에서 상생 정신을 살리겠다는 MB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과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 금강산·개성관광 중단에 이어 올해 북한의 2차 핵실험까지 진행되면서 남북 관계는 다시 10년 전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맞게 됐다.
남북 관계 악화 국면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의 행보는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6월 '6·15 남북 공동선언' 9주년 기념 강연에서 '독재자에게 고개숙이고 아부하지 말자'는 발언이 일으킨 정치권 파장은 그 의미에 대한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로서 그의 정치적 무게가 여전히 적지 않음을 말해줬다.
그의 햇볕정책 성과는 정치권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적어도 그가 남북 관계에서 이뤄낸 공로는 우리 역사 속에서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그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햇볕정책을 통해 50년 이상 지속된 남북한 간의 긴장과 적대관계 해소에 기여해 이제 한반도 냉전이 종식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대목은 이를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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