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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이폰의 파괴력

스티브 잡스가 기어이 대형 사고를 터트렸다. 그동안 숱한 루머 속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휴대폰 ‘아이폰(iPhone)’이 베일을 벗는 순간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의 주가가 요동을 쳤다. 심지어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이 어느 회사의 것이냐’라는 논쟁이 일면서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동반 폭락하기도 했다. 아이폰이 애플의 첨단기술과 철학이 집결된 결정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휴대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2~3년 후에나 나타날 수 있다. 잡스가 공개한 오는 2008년 판매 목표는 1,000만대 정도다. 이는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1% 수준이며 삼성전자의 연간 판매량과 비교해도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의 위협은 이런 숫자로만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맥월드2007에서 잡스는 모두 3명의 협력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불러냈다. 에릭 슈미츠, 제리 양, 스탠 시그먼. 세계 인터넷 업계를 양분하는 구글과 야후,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체인 싱귤러와이어리스의 CEO를 한자리에 불러모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이 이들 업체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지향점은 전화는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e메일과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다. 싱귤러가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구글과 야후는 그 속에 있는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고, 애플이 네트워크와 콘텐츠를 연결시켜주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삼중주(三重奏)’가 펼쳐지고 있다. 애플이 이미 시장에서 이슈를 만들어냈다. 앞으로 2~3년 후에 모두 그 이슈를 따라가게 된다면 애플은 MP3플레이어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휴대폰 시장에서도 무시무시한 공룡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노키아ㆍ삼성전자ㆍ모토로라ㆍLG전자 등 세계 휴대폰 4강(强)은 애플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이슈를 만들어낼 저력을 갖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서는 이제 시장을 읽는 눈이 아니라 시장을 만들어내는 기획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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