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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K패션' 껍데기를 깨라


지난해 말 패션업체인 FnC코오롱은 전세계 소비자를 상대로 한 글로벌 온라인쇼핑몰 '워너비K(www.wannabk.en)'를 시험 론칭했다. 테스트 단계이기는 하지만 패션 대기업이 글로벌시장을 겨냥해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한 것은 처음이다. 쿠론·시리즈·럭키슈에뜨 등 코오롱 제품을 선보이며 30개국에 배송 중이다. 온라인몰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현지에 로드숍을 내거나 새 브랜드 론칭을 위한 막대한 자금투입이 없기 때문이다. 활동이 활발한 해외 블로거들을 수소문해 코오롱 제품을 입혀 포스팅하는 게 마케팅의 전부다. 그래도 글로벌 패셔니스타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성장해 가끔 유튜브 조회 수 1·2위를 기록하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어느 나라에서 어느 브랜드가 어필하는지 데이터베이스화가 가능해 향후 국가별 진출전략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코오롱은 서울 동대문 등지에서 디자이너를 영입해 수수료만 받고 개인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K패션의 전령사로도 거듭날 계획이다. 직접 동대문시장의 제품을 사다가 자체브랜드(PB)로 상품화해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꿈도 꾼다.

FnC코오롱처럼 패션업체들이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야 할 때가 왔다. 국내 패션시장은 불경기에 직격탄을 맞고 그로기 상태다. 직구족이 늘어나 저렴한 국내 제품의 이점도 떨어진 상태고 소비자는 백화점에서 반값 세일을 해도 미끼상품에만 어렵사리 지갑을 연다. 글로벌 제조·유통일괄(SPA) 브랜드의 공세가 격해지고 수많은 브랜드의 난립으로 내수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패션업체들은 백화점이나 로드숍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전통적인 유통채널에 대한 고집을 버려야 할 때다. 유튜브나 페이스북·블로그 등과 같은 신유통 및 홍보 채널의 등장으로 유통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은 비용으로도 빠르게 인지도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온라인시장의 절대 강자로 연간 330조원 매출을 올리는 '티몰'이 최근 한국 전용관을 개설할 정도로 한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기업의 해외시장 공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K팝에 이어 K푸드로, 이제 K패션으로 번질 태세다. 한류 열풍의 화룡점정인 패션이 한 단계 성장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패션 대기업들이 껍데기를 깨고 글로벌시장으로 나갈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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