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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남편의 '순애보'가 8년 식물인간 아내 살렸다
입력2006-02-23 07:27:04
수정
2006.02.23 07:27:04
아내 돌보느라 맹장 터진 줄도 모르고 뛰어다녀… "젊었을 때 함께 불렀던 노래 따라 부를 때 기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봐 기적적으로 살려낸 중국 조선족 남편의 아내 사랑이 감동을 주고있다.
주인공은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延吉)시에 거주하는 박철규(54)씨와 교통사고로 8년간 의식불명이었던 그의 아내 허금숙씨.
23일 동북저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997년 아내 허씨가 병원에서 식물인간 판정을 받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를 집으로 데려와 병시중을 하며 돌봤다.
8년여의 투병생활끝에 허씨가 의식을 되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그는 문병 온 이웃들이 남편을 가리키며 '누구요'라고 묻자 '내 나그네'라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씨는 "눈물이 났다. 그동안 고생이 싹 가셔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하고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통보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내가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하면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러고 사느냐 기약도 없는 병시중을 그만두고 새 장가를 가 행복을 찾아라'고 권했지만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악착같이 재봉질을 하던 아내를 어찌 버릴 수 있겠냐며 참고 또 참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아내 곁을 묵묵히 지켜온 박씨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내 아내다. 영원히 지켜주겠다"고 변함없는 아내 사랑을 털어놓았다.
아내와 자식을 돌보느라 맹장이 터진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박씨는 "아내와 가족의 고통을 먼저 생각했기에 나의 고통은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의 대소변을 직접 받아내고 하루에 한번씩 목욕을 시키고 있지만 의식이 깨어나 훨씬 즐거운 마음으로 돌본다"며 "젊었을 때 함께 불렀던 노래를 불러주면 아내가 한 구절씩 따라 불러 더욱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아내에게 장미꽃 한다발을 선물하면서 "평생같이 살자고 고백했다"는 박씨는 "아내는 반드시 예전의 건강을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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