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황제' 펠레(74)가 역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점쳤던 팀들은 매번 우승은커녕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잇따르자 그의 전망에는 '펠레의 저주'라는 별칭이 붙었다.
펠레의 저주는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모국인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했으나 브라질이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74년 서독 대회의 아르헨티나, 1986년 멕시코 대회의 이탈리아·프랑스·잉글랜드 등이 일찌감치 집을 쌌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는 개최 대륙 나이지리아의 결승 진출을 점쳤지만 또 빗나갔다. 펠레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개최국 브라질과 독일·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우승 후보로 꼽기도 했다.
펠레는 이번 블라터 회장의 사임 결정에도 등장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스캔들로 블라터 회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던 2일 "FIFA는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필요로 한다"며 5선에 성공한 블라터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단 하루 만에 블라터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펠레의 저주는 결과적으로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날 펠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블라터 회장의 사임에 대해 "불행하다. 축구계를 정화하기 위해 정직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 지지 발언에 대해서는 "나는 축구가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며 부패에 대한 것은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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