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서울 도심과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가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적체된 미분양 물량으로 건설업체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던 연초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요가 몰리고 있는 인기 택지지구 및 서울시내 재개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몇 달 사이 분양가가 많게는 200만원 이상 올랐다. 분양가 상승은 상반기 청약 1순위 마감 행진을 거듭하며 인기를 끌었던 인천 청라지구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7월 청라지구에서 분양된 우미린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1,088만원이었다. 2개월 전인 5월 비슷한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된 호반베르디움의 분양가가 3.3㎡당 약 1,008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3㎡당 80만원이 오른 셈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은 서울시내 재개발 아파트는 분양가 상승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서울 중구 신당6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2차를 3.3㎡당 평균 1,526만원에 분양했다. 하지만 2개월 후인 7월에 대림산업이 신당7구역에서 분양한 신당 e-편한세상은 3.3㎡당 분양가가 1,775만원까지 뛰었다. 물론 전체 가구 수나 일반분양 물량 수가 다르기는 하지만 2개월 만에 3.3㎡당 가격이 무려 249만원 오른 셈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는 택지비와 공사비 등을 고려해 기관의 승인을 받아 이뤄진다”며 “같은 택지지구라도 구역마다 공급가격이 다를 수 있고 그동안 자재비 등 원가가 오른 점을 고려할 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요자 및 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부동산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라지구만 해도 분양 초기인 2008년 무렵 3.3㎡당 분양가가 약 86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상승세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며 “시장이 살아나고 청약 열기가 더해가자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신규 분양시장이 당분간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분양가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청라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한 업계의 관계자는 “상반기 동시분양의 경우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의식하다 보니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됐던 게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분양했던 물건에 비해 약간 높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현재 국회에 계류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이 통과될 경우 분양가 상승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양을 미루고 있는 상당수 아파트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업체들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도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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