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은 17일 서울 무교동의 한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직 운영과 선수 선발, 평창올림픽 준비 등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평창 대비 빙상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반대파들로부터 ‘독단적으로 연맹 운영을 좌우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전명규 부회장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손을 뗐다.
이어 빙상계와 학계, 법조계, 언론계, 타 경기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빙상발전위원회를 꾸렸다.
앞으로 위원회는 집행부에 운영 혁신 방안을 조언하는 형식으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빙상연맹 김재열 회장은 “일하는 방식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사업을 앞둔 만큼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전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연맹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발표와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소치올림픽에서 불거진 문제점에 함께 책임지고 ‘쇄신의 대상’이 돼야 할 연맹 집행부 임원들이 그대로 발전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위원회의 빙상인 가운데 중도파라고 할 만한 인물은 1∼2명뿐이라 전명규 전 부회장의 입김이 계속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맹에서는 전명규 부회장이 소치올림픽에서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지적된 문제는 성적 부진이 아니라 독단적인 운영이었다”면서 “언젠가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오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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