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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청라ㆍ영종지구에서 쏟아질 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800만원대 이하로 정착되면 앞으로 인근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나 주변 집값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자유구역의 선두주자 격인 송도 국제도시의 경우 지금까지 대규모 택지지구이면서도 아무런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았던 탓에 ‘고분양가 책정→주변 집값 자극→민간아파트 고가 분양’의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지난해 말 영종지구에서 분양됐던 40평형대 민간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1,10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며 송도 국제도시 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평당 1,700만~1,800만원선을 웃돌고 있는 형편이다. 총 537만여평을 5단계로 나눠 개발하는 청라지구의 경우 매각이 보류돼 있는 일부 외국인 정주단지 외에는 이번 신규 택지분양으로 2단계 공급이 마무리된다. 택지 공급가격을 감안할 때 1ㆍ2단계 모두 평당 800만원대, 혹은 그 이하 가격으로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 향후 단계적으로 조성될 3~5단계 공동주택지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토지가격이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900만원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돼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도 ‘공공택지’로 간주되면 택지공급 기준이 현행 감정가에서 조성원가로 바뀌게 돼 아파트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택지비의 비중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지난 2005년 GS건설 등이 최고가 경쟁을 통해 낙찰받은 청라지구 1단계 일부 중대형 아파트 용지는 낙찰가 평당 최고 814만원, 용적률을 감안한 평당 택지비는 최고 479만원에 달해 아파트 분양가도 평당 1,000만원선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중 개발이 가장 늦은 578만평 규모의 영종지구 역시 ‘평당 800만원’이 아파트 분양가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토지공사 인천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1차로 공급할 공동주택용지의 감정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종지구의 땅값이 청라지구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라지구보다 땅값 부담이 덜한 점을 감안하면 최종 아파트 분양가가 청라지구와 엇비슷한 평당 800만원대나 그 이하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일반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800만원대로 묶이면 향후 송도 국제도시 등에서 분양에 나서는 민간업체들도 분양가 책정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송도에서는 코오롱건설ㆍ포스코건설ㆍGS건설 등이 상반기에만 2,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인데 예상 분양가는 1,300만~1,400만원대다.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지만 청라ㆍ영종지구의 저렴한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심리가 어떻게 반영될지 예단하기 힘들다. 또 경제자유구역, 신도시 개발 등을 호재로 삼아 꾸준히 강세를 보여온 인천 지역 집값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아직까지는 경제자유구역의 분양 경쟁률이 상당히 높지만 저렴한 공급물량이 많아질수록 가격조정이나 미분양의 여지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도 무작정 청약하기보다는 장기적 수급상황과 중심상업지구ㆍ학교ㆍ역세권 등 지구 내 입지를 살펴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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