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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일본 언론의 두 얼굴

'KF-16 정비 불량' 악의적 왜곡하면서

韓업체 주일미공군 정비 낙찰엔 시비

일본 극우 언론이 게재한 한국 공군 KF-16(왼쪽 두 대)과 미공군 F-16.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 개량사업과 평소 정비 문제가 외국 언론에 의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여기에 한국 공군은 물론 국내 군사 동호인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사가 악의로 작성됐다는 것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6일자 인터넷판 "군사월드'란을 통해 '한국 주력 전투기의 개량을 둘러싸고 한미 관계가 늪에 빠졌다"며 "미국의 (사업비) 추가 요구에 한국의 분노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한미 간의 현안인 KF-16 전투기 개량사업을 자세히 다뤘다. 우리 공군과 방위사업청은 이에 대해 일단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이다.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이다.

산케이 기사는 묘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미 양국의 갈등을 빚게 된 BAE시스템즈의 사업비 추가 요구의 이유가 한국 공군의 정비 불량 탓이라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이 기사에서 BAE시스템즈가 한국 공군이 운영하던 KF-16 전투기 2대를 인도 받아 성능 개량을 위해 미국 내 포트워스 공장에서 분해한 결과 고가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 '뭔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에 대한 취재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산케이신문은 '한국 언론과 누리꾼 사이에서 한국 공군의 불량 정비로 기체가 만신창이'라는 보도를 곁들이면서도 이에 대한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과거 국내 언론의 공군 전투기 전체의 정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를 발췌했을 뿐이다.

누리꾼들은 공군보다 더욱 분개하고 있다. 기사 전반에 걸쳐 '잔재주' '대실패'를 거론하며 한국산 차기전투기사업(KF-X)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한국 공군이 실제로 정비할 수 있는 대상은 부품 기준으로 30~40%에 불과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밀리터리 사이트인 '유용원 기자의 군사세계'의 '최강자' 회원은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 신문의 오류투성이 기사"라고 지적했다.



기사는 과연 오류가 많을까. 공군에 따르면 그렇다. 공군에 따르면 성능개량을 위해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가 BAE시스템즈에 인도되기 전에 기체 상태를 BAE시스템즈는 물론 미 공군도 입회해 철저하게 검사해 만족을 표했으며 공중급유를 받으며 미국 본토에 날아갈 때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KF-16을 면허생산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 관계자는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KF-16은 미국 공군용보다 신형이 대부분"이라며 "배선도 많이 달라 미군용 F-16을 정비해본 업체나 정비사의 입장에서 생소함을 느꼈을 가능성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산케이신문은 이틀이 지난 1월8일자 인터넷판에서는 '한국 기업이 주일미군의 정비사업을 낙찰 받기에 일본 안전보장의 중대한 사태'라는 기사를 실었다. 무기수출 3원칙이 해제돼 광명이 보이지만 주일미공군의 전투기 정비를 계속 한국 업체가 맡는 경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안보에 중대한 사태라는 것이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한국 업체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주일미공군의 군용기를 정비해왔다"며 "해당 일본 언론의 보도는 앞선 보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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