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을 앞두고 일부 신규분양 아파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바뀌는 청약제도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는 유주택자나 비(非)세대주인 예ㆍ부금 통장 가입자들이 제도 개편전에 서둘러 통장을 사용하려고 신규 분양아파트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이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에서 분양중인 ‘용인 구성 더블파크’(1,051가구)의 경우 지난 달 31일 무주택 우선순위와 1ㆍ2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786가구 공급에 1,350명이 몰려 평균 1.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33평형은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오후 4시경 이미 용인 1순위에서 마감됐으며, 39평형은 1.3대 1을 기록하며 수도권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는 최근 용인에서 분양됐던 D사 아파트나 인근 화성 향남지구 동시분양이 잇따라 대거 미달사태를 빚은 것과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박경동 진흥기업 분양팀장은 “분양시장 침체를 감안해 분양가를 저렴하게 내놓았는데 예상보다 분양 성적이 훨씬 좋다”며 “지난 3월 판교 중소형 청약에서 떨어진 청약통장 소지자들이 ‘통장 놔두면 뭐하나’ 싶은 마음에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지역에 통장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이 1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한 서대문구 합동 ‘충정로 SK뷰’(180가구) 역시 오전부터 모델하우스 방문 접수객이 150명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첫날 무난히 1순위 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탁 SK건설 분양소장은 “도심에 공급되는 아파트에 관심이 높은 젊은 직장인들은 특히 청약제도 개편에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40, 50평형대 아파트값이 최근 많이 오르다 보니 중대형을 포기하고 30평형대에 더욱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약제도가 바뀌기 전 청약통장을 서둘러 써야 한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무조건 청약’에 나서는 청약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무주택자의 심리를 더욱 조급해졌다는 것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휴가철 비수기에다가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요지가 아닌 분양물량이 주목 받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며 “청약제도를 전면 개편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보완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