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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30일] 세종시 수정법안 폐기 이후가 더 문제

세종시 수정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으로써 10개월 동안 국론분열로까지 치달았던 세종시 논란은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이로써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건설하려던 세종시 수정안 대신 원안에 따라 행정기관 9부2처2청을 옮기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추진되게 됐다. 그러나 세종시 원안이 안고 있는 자족기능 부족 등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아 수정법안 폐기는 논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 이처럼 세종시 원안의 문제점을 보완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국익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정략 정치'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수도분할이라는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세종시 문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원안과 수정안의 장단점을 따져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보다는 정파의 정략에 따라 결말이 났기 때문이다. 세종시 원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심각한 문제는 수도분할에 따른 비효율과 낭비뿐만 아니라 인구래야 공무원을 중심으로 최대 5만~6만명 정도에 불과한 자족기능이 없는 중소도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수정법안이 폐기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던 기업들과 입주를 계획한 서울대ㆍ고려대도 입장을 철회하거나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 원안에 과학비즈니스벨트 계획 등을 플러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절충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두번이나 사과하고 제출한 수정안이 거부된 상황에서 추가지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세종시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일 뿐 아니라 타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절충불가라는 선을 긋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원안에 따른 세종시가 정부부처 중심의 '유령도시'가 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수정안을 반대한 정치권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역과 국가가 윈윈할 수 있는 수정안을 부결해놓고 원안에 문제가 있다며 보완이나 추가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정안을 부결시키고 원안을 택한 정치권은 세종시가 유령도시가 되거나 수도분할에 따른 막대한 국가적 손실의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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