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TV 시장의 주도권을 향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거인들의 경쟁이 뜨겁다. 미국시장에서는 소니·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애플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속속 인터넷 TV서비스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케이블·위성방송이 주도했던 콘텐츠 공급지형을 바꿔놓는 형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소니와 비아콤이 콘텐츠 제공에 관한 예비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는 현재 세부조건을 놓고 협상 중이며 계약 확정시 소니는 올해 4·4분기나 내년 초부터 비아콤의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게 된다. 비아콤은 니켈로디언·MTV 등의 채널을 거느린 미국의 미디어 공룡이다. 소니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PS)4·브라비아 등 자사의 게임 콘솔이나 TV 수상기를 활용한 인터넷 방송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앞서 MS도 지난 6월 미국 제2의 케이블사업자이자 300여개의 방송채널을 공급하는 타임워너케이블와 콘텐츠 제약계약을 맺는 등 주요 IT기업들은 앞다퉈 인터넷 기반의 유료 TV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소니는 비아콤외에도 월트디즈니·HBO·타임워너·CBS 등과도 유사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인텔, 애플 역시 이르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인터넷 TV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훌루 등 웹사이트를 통해 방송콘텐츠를 송출하는 업체들은 수천만명의 유료 시청자를 확보하며 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여기에 주요 IT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조만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수요자 중심의 미디어시대가 열릴 것으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한편으론 방송사 등 콘텐츠 생산자로부터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IT기업들이 인터넷 TV 서비스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CBS 등 미디어기업이 주요 고객인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 케이블ㆍ위성방송업체들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IT기업과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기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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