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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ㆍ동탄ㆍ남양주 등 수도권 남부 신도시를 중심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50%를 넘긴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지속적인 약세를 보인 반면 전세시장에는 특히 소형 물건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매매가의 절반을 넘어서면 실수요가 살아나며 집값을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아 향후 부동산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당 시범한양아파트 46㎡형의 전셋값은 최근 1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주택형의 시세가 1억9,000만~2억원선임을 감안하면 전셋값 비율이 60%를 넘긴 셈이다. 분당 정자동 한솔주공4단지 49㎡형 역시 매매 시세는 1억7,000만원선이지만 최근 전셋값은 1억원을 넘겼다. 정자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매매 물건은 시세보다 500만~1,000만원 정도 저렴한 급매물이 여전히 나오지만 전세시장은 물건 자체가 워낙 귀해 가격이 올라도 바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께부터 입주가 시작돼 새 아파트가 많은 동탄신도시에서도 전셋값 비중이 높은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동탄 시범우남퍼스트빌 89㎡형은 최근 1억6,000만~1억7,000만원 사이에서 전세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매매 시세는 3억2,000만원선이다. 인근 W공인의 한 관계자는 "동탄에는 입주 3년차 단지가 많아 전세 물건이 귀한 편"이라며 "반면 수요는 많아 대부분 단지에서 전셋값이 올 초 대비 2,000만~3,000만원씩 뛰었다"고 말했다. 신도시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양호하고 택지지구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경기 남양주시에서도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남양주 호평마을한라비발디 79㎡형의 매매 시세는 2억1,000만원선인데 전셋값은 1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세 매물에만 수요자가 몰리면서 최근에는 전세를 월세로 돌려 물건으로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증금은 층과 향에 따라 2,000만~3,000만원선으로 차이가 있지만 임대료는 월 70만원선으로 비슷하다. 전셋값 비율이 50%를 넘기면 매수세가 살아나 집값이 오른다는 게 부동산시장의 통설이지만 아직까지 이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5년 말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 비율은 50.7%를 기록해 2006년 집값 폭등세를 뒷받침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 비율은 2005년 말 이후 단 한 번도 50%를 넘기지 못했다. 분당 서현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다 보니 요즘에는 매매를 포기하고 월세를 놔 이자비용이라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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