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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 인사, 검증의 벽 못넘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 전격 사퇴<br>당선인 첫 인선부터 좌초… 조각·정부 출범 차질 예상

결심 앞두고…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언론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부담을 느낀 김 후보자는 이날 저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사의를 전하고 집으로 귀가했다. /고영권기자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논란에 휘말린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지 5일 만이다.

박 당선인은 김 후보자의 사퇴로 차기 총리 후보자 지명은 물론 조각과 청와대 인선, 정부 출범 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4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29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회견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전했다. 김 후보자는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리고 박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라도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로 비판하는 풍토가 조성돼 인사청문회가 원래 입법취지대로 운영되기 바란다”며 여론검증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사퇴 발표에 앞서 박 당선인 주재로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뒤 박 당선인을 따로 만나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직은 박 당선인 뜻에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인수위원장직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

김 후보자가 사퇴 결정을 내린 데는 터져 나오는 부동산 의혹과 두 아들의 군복무 면제 등 검증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김 후보자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사퇴의사를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김 후보자의 사퇴로 박 당선인의 ‘밀봉인사’에 대판 비판이 일고 있다. 청와대 등 공식라인을 통해 충분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박 당선인이 지나치게 비밀유지와 보안을 이유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첫 인선이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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