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 소재 대학 4학년인 A(25) 씨는 지난 3월 “여자친구가 자살하려고 한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알려준 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다른 연락처나 주소를 물었지만 A씨는 “4년간 전화통화나 SNS로 교제했지만 한 번도 만나지 못해 주소를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던 중 여자친구 권 모 씨는 경찰관에게 “남자친구에게 장난을 쳤을 뿐이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번호 명의자는 이 모(22) 씨로 남자였고,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직접 이 씨를 찾아갔다.
이 씨는 “정 모 씨에게 휴대전화 명의를 빌려줬을 뿐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키 175cm에 몸무게 95kg가량으로 당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납치나 감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권 씨를 찾지 못 했다.
경찰 수사 결과 권 씨는 가상의 인물로, 이 씨가 음성변조 프로그램과 인터넷에서 찾은 여성 사진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최근 “이 씨가 인터넷으로 여자 행세를 하며 장난을 친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자백을 받아내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 4년간 “사채 빚 때문에 몸을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등 어려움을 호소한 이 씨에게 17차례 200만 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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