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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가져간 유병언 목뼈·머리카락 3일만에 회수

경찰 허술한 증거 보존 드러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사건의 초동 대처 부실로 비난을 받는 경찰이 증거물 관리에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병언 변사사건 수사본부는 25일 오후 6시께 유 전 회장의 시신 수습 과정에서 수거하지 못한 목뼈 1점과 머리카락을 회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22일 새벽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 매실 밭에서 한 주민이 뼛조각을 가져간 모습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인근 주민 등으로부터 전해 듣고 추적 끝에 순천시 서면에 거주하는 윤모 씨가 가져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윤씨가 사무실에 보관 중인 목뼈와 머리카락을 회수했다.

윤 씨는 “(22일 새벽)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가 뼛조각을 주워 사무실로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당시는 경찰이 현장 보존을 위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기 전이다.

경찰은 당시 주민이 뼛조각을 가져가는 모습이 목격됐는데도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고 현장을 보존하지 않아 40일 넘게 유 전 회장의 머리카락, 뼛조각 등이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유 전 회장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뒷북 압수수색, 검·경 부실 공조 등으로 수차례 허탕을 친 데 이어, 현장 보존에도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국과수가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부검했지만,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판명하지 못하면서 경찰의 허술한 시신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회수한 목뼈와 머리카락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고 윤 씨를 상대로 뼛조각을 가져간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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