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팀의 1번타자는 이야마 유타였다. 1989년생이며 '명인' 타이틀 보유자. 관서총본부 소속인 이야마는 최연소 9단, 최연소 명인전리그 진입의 기록을 세우더니 2009년 장쉬를 제압하고 명인 자리에 올라앉았다. 한국의 강동윤과 동갑이다. 30대가 빅스리 타이틀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 기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장본인. 그가 이세돌의 앞을 가로막겠다고 나섰다. 일본팀으로서도 다른 카드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성인 30세의 장쉬는 처음부터 선수단 명단에 빠져 있었고 본인방인 32세의 야마시타 게이고 역시 선수단에서 제외된 터이다. 몇달 전까지 본인방이었던 34세의 하네 나오키는 1번타자로는 어쩐지 너무 늙어 보인다. 1972년생인 유키 사토시는 더욱 연로하고 사카이 히데유키는 국제전 경험이 전혀 없고 주장격인 다카오 신지는 좀 아껴두고 싶다. 그래서 일단 젊은 피 이야마에게 특명이 내린 것이다. 만약 이야마가 이세돌을 잡아 준다면 일본기원으로서는 시쳇말로 대박일 것이다. 이세돌의 흑번. 소목 두 곳을 차지한 것은 실리로 앞서고 보겠다는 작전으로 보인다. 흑7의 한칸높은협공은 젊은 이야마를 슬쩍 격동시킨다. 족보에 잘 나오지 않는 이 형태를 일찌감치 들이댄 것은 파워와 내공을 동시에 시험할 의도일 것이다. 이야마의 선택은 손빼기였다. 백8로 협공하고 백10으로 계속 자기의 길을 고집하자 이세돌쪽에서 도리어 고민이다. 좌상귀를 참고도1의 흑1로 굳히고 싶지만 백2가 너무 좋아 보인다. 이세돌은 일단 흑11로 분수령에 해당하는 고지를 선점하고 공을 상대에게 넘겼다. 홍민표7단은 참고도2의 백1, 3을 추전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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