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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金脈 현장을 가다] '가스 전쟁'중인 호주
뛰어난 기술력으로 대박 캐는 한국석탄서 가스 뽑고… 바다위에 공장 세우고… 가스公이 개발 선봉GLNG·해상 플랜트 등 濠전역180조 규모 사업… 개발 주체로 직접 참여"자주개발 물량 확보해 유가 불안에 대비하자"광물公도 광산개발 추진… 채굴허가 등 막바지 채비
브리즈번ㆍ퍼스=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한국가스공사가 호주 각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스전 개발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 글래드스톤의 석탄층 가스(CSG) 액화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LNG 선박을 맞이하기 위한 항만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호주 퀸즐랜드주의 대표적인 도시 브리즈번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1시간여를 날아가면 산업항구도시로 유명한 글래드스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곳은 크고 작은 섬으로 둘러싸여 방파제가 필요 없는 천혜의 입지를 자랑한다. 현재 글래드스톤 연안에서는 세계 최초로 석탄에서 뽑아낸 가스를 액화시키는 글래드스톤LNG(GLNG) 액화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총 150㏊(1.5㎢) 부지에 두 개의 액화공장과 하역시설 등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은 15%가량.
이 사업에는 우리 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15%를 확보해 참여하고 있다.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5년부터 20년간 연간 350만톤의 LNG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GLNG 공장 건설 사업은 바닷속에서 시추하는 전통 방식의 가스전 개발이 아니라 땅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최초의 석탄층 가스(CSG) 방식을 채택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글래드스톤에서 420㎞ 떨어진 퀸즐랜드 내륙지역에 묻혀 있는 석탄에서 가스를 뽑아내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온 뒤 다시 액화공정을 거쳐 세계 각지로 수출된다.
풍요의 나라 호주. 현재 전세계 4위의 LNG 수출국으로 연간 수출물량이 1,800만톤에 이르며 2020년에는 6,000만~7,000만톤의 LNG를 수출해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호주 전 지역에서는 우리 돈으로 무려 180조원에 이르는 가스전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GLNG 같은 석탄층 가스 사업, 즉 차세대 미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비전통가스 사업을 본격화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석탄 등에 매장된 비전통가스 자원은 전통가스 매장량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이처럼 호주가 자원 전략지로 떠오르자 가스공사는 지난 2009년 6월 호주에서의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민간기업 출신인 주강수 현 사장이 부임한 후 의욕적으로 해외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단순한 LNG 수입 기업이 아닌 해외자원개발 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호주에서 사업 주체로 직접 뛰어든 사업은 GLNG뿐만이 아니다. 호주 동부 브리즈번에서 다시 4~5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서부에 도착하면 에너지 기업들의 메카인 퍼스를 거점으로 프렐류드(Prelude) 가스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호주 북서부 해상에 자리한 프렐류드 가스전은 비전통가스 사업은 아니지만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 액화플랜트(Floating LNG) 개발 사업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종국 가스공사 호주 법인장은 "프렐류드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대형 액화 플랜트 선박을 만들어 바다 위에서 직접 액화공정을 진행한 뒤 바로 다른 배에 실어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바닷속에서 가스전이 발견되면 바다 밑으로 파이프라인을 깔아 육지로 보내고 육지에 액화공장을 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프렐류드는 바다 위 선박 자체가 최첨단 액화공장이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설치비, 환경 오염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형 가스전의 경우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도 경제성이 있지만 중소 규모의 가스전은 이번에 시작된 프렐류드 사업으로 본격적인 개발의 물꼬를 텄다는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이 사업의 핵심인 액화플랜트 선박(LNG-FPSO)을 국내 기업인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만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임 법인장은 "앞으로 부유식 해상 액화플랜트 사업이 활성화되면 호주 외에도 파푸아뉴기니 등 여러 곳에서 중소 가스전 개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가스공사가 운영사로 사업을 주도하고 우리 조선사가 선박을 만드는 '코리아 프로젝트'를 꿈꿀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앞으로 사업에 직접 참여한 GLNG에서 350만톤, 프렐류드에서 360만톤의 물량을 확보하고 호부 익시스ㆍNWS 가스전 등에서 수입 물량을 늘려 2016년부터 약 1,000만톤의 LNG를 호주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국내 연간 LNG 수요가 3,200만톤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0%가량의 물량을 호주에서 들여오고 이 가운데 상당수를 자주개발 물량으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흥복 가스공사 호주 부법인장은 "자주개발 물량을 늘리게 되면 국제유가가 급격히 올라 LNG 가격이 불안해져도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고 LNG 선박이나 플랜트 등에 국내 기업이 함께 진출하며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가스공사 외에도 한국광물공사가 최근 유연탄 개발과 관련해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광물공사가 80%를 웃도는 지분을 확보해 국내 최초로 운영사 지위로 참여한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와이옹 광산 프로젝트다. 광물공사는 1995년부터 약 440억원을 투자해 탐사를 해왔고 지난해 채굴허가신청을 했다. 하지만 호주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얽혀 주 정부로부터 한차례 불허 판정을 받았다.
광물공사는 미비한 부분을 보완해 올해 다시 채굴허가신청을 낼 예정이다. 광물공사 호주법인의 한 관계자는 "와이옹 광산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매년 450만톤의 유연탄을 28년간 캐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광물공사가 호주 내 중견 석탄기업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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