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제1 도시이자 13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간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릴 예정인 상파울루시는 6일부터 시작된 지하철 노조의 파업으로 역대 최악의 교통난을 겪고 있다. 16.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던 노조는 사측이 8.7% 인상안을 제시하자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인구 2,000만명이 생활하는 상파울루시에서 하루 지하철 이용자는 450만명. 시민들이 한꺼번에 시내버스 등 지상 교통수단으로 몰리고 시 교통관리공사 직원들도 이날부터 파업을 시작해 차량 5부제 운행이 일시 중단되면서 상파울루는 순식간에 '교통지옥'이 되고 말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관광객이 대거 몰릴 월드컵 기간까지 파업이 중단되지 않는 것이다. 국가적 행사를 맞아 교통 시스템이 최적으로 꾸려져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혼란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월드컵 경기가 열릴 경기장과 공항도 문제다. 개막전 장소인 코린치앙스 경기장은 임시 관중석 공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아 애초 예상보다 7,000명이 적은 6만1,600명만 수용하기로 했다. 또 본선이 열리는 12개 도시의 공항 가운데 11곳이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항이 수용할 수 있는 항공기는 한정돼 있는데 노선만 늘려 항공대란이 우려된다.
여기에다 월드컵 개최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여전히 싸늘하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브라질 국민의 61%가 월드컵 개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교육과 보건 등 공공 서비스에 들어가야 할 돈이 월드컵에 낭비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지업체인 다타폴랴의 설문에서는 월드컵 반대시위에 대한 찬성의견(52%)이 여전히 반대(44%)보다 높게 나왔다. 또 다른 업체 보아비스타SCPC의 조사에서도 응답자 52%가 월드컵이 끝나면 브라질 경제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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