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승리를 위한 쇄신과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연일 쇄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현 정부의 실정과 양극화 심화 속에서 뭉치면 이길 수 있다"며 통합을 화두로 내세운다. 18대 국회 기준으로 전국 245개 지역구 중 111개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도 가장 상징성이 큰 서울 지역의 총선 기상도를 살펴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의 서울 지역 초선의원은 "워낙 표밭이 안 좋아 바람이 야권 쪽으로 불 확률이 높다"며 "서울의 48개 의석 중 15석이나 건지겠나"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백중세이지만 실제 표밭을 뛰는 정치권 인사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총선에서 서울 지역은 야권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극화 심화와 이명박 정권의 친인척ㆍ측근 비리 등으로 바닥 표심이 싸늘하다는 지적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결과를 대입하면 48곳 중 야권이 40곳에서 앞서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탄핵바람으로 열린우리당(민주통합당의 전신)이 32석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뉴타운 바람으로 40석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야권이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서울 성동을이 지역구인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은 "촌음을 아껴가며 지역구 곳곳을 누비고 있지만 얼마나 표가 나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한다면 상당히 선전하며 백중세에 접근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한나라당이 서울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과 영남권 등 텃밭을 중심으로 큰 잡음이나 분당 사태까지 가지 않고 물갈이와 쇄신에 성공한다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설 전후에 여론조사를 실시해 당 지지도보다 5%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을 일괄 교체하는 방안을 하나의 공천기준으로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강남 지역의 한 의원은 "주민들에게 하루 500통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각종 단체에도 빠지지 않고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며 절박한 심정을 피력했다. 강북권 한나라당 의원들도 강남권 못지않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를 꾀해 승리한다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쇄신바람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난립한 야권 후보들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이 사생결단식 공천개혁을 할 것으로 보이고 어떤 상황에도 움직이는 않은 고정표가 있어 결코 야권이 우세하다고 할 수 없는 500~1,000표 차이에 불과할 초접전 지역이 많을 것"이라며 "야권은 연대를 꾀하면 시너지가 나지만 공천개혁이나 내부경쟁이 격화되며 표가 분산될 우려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김성순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선거구도도 중요하지만 여야 모두 결국 후보자를 어떻게 내느냐, 즉 공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관심 지역구를 보면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종로에 박진 의원이 불출마하는 대신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차출설이 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3일 기자와 만나 "1주일 내 강남권 출마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해 민주당 현역 중 처음 강남권 도전을 시사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18대 국회 때 입성한 동작을에는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 회장이 재기를 노려 같은 현대그룹 출신끼리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며 안산 단원갑을 포기했던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은 동대문갑(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에 뛰어든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이 있는 관악을에 나서 관심이다. 이밖에 강남을과 양천갑ㆍ마포을 등 한나라당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인 지역은 나성린ㆍ배은희ㆍ조윤선ㆍ원희목ㆍ이정선ㆍ이은재 의원 등 한나라당 비례대표들이 공천을 향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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