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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반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내는 제발 '브레이크(breakㆍ휴식)'를 취하라고 성화였죠. 그 브레이크가 이 브레이크(골절)를 의미한 것은 아닌데 말이죠…."
16일(현지시간)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반기문 총장 성원의 밤' 행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깁스한 왼손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반 총장은 "손은 브레이크 됐지만 공식 일정과 행사는 하나도 브레이크 하지 않고 있다"며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그를 걱정하는 많은 참석자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주 말 유엔 외교단의 축구대회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왼손에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날 행사에서 반 총장은 지난 2010년 출범시킨 모자보건 프로젝트 '모든 여성, 모든 아이들(Every Woman, Every Child)'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어머니가 아이를 낳으러 방에 들어갈 때 댓돌에 벗어놓은 고무신을 보면서 저것을 다시 신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한국은 빈곤을 딛고 일어서 30년 만에 여성의 기대수명을 10년 이상 연장했다"며 "이런 기적을 다른 나라에서도 이루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태어난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나"라며 다시 한번 웃음을 유발했다.
올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반 총장을 성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반 총장 내외와 김숙 주유엔 대사, 김영목 뉴욕총영사, 캐서린 도노번 뉴저지주 버켄카운티장, 데니스 스완슨 폭스뉴스 사장, 언론 관계자 등 뉴욕의 저명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뉴욕 지역 채널인 'NY 1'의 한국계 여성 앵커 미셸 박이 사회를 맡았으며 뉴욕필하모닉의 수석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 중국계 음악 신동 칭위천(11),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자베스 아오키(9) 등의 연주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하나외환금융그룹이 세계 빈곤 타파를 위한 의제인 'UN밀레니엄개발목표'에 동참, 반 총장과 10만달러 기여를 약정하고 기여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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