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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네타냐후 예상 깨고 낙승] 연정 구성 주도권 확보… 미국과 관계는 더 껄끄러워질 듯

"팔레스타인 국가건립 막겠다"… 보수표 결집 성공이 주 요인

보수파 리쿠르당 30석 확보… 당초 예상보다 최대 9석 많아

이란 핵문제 등 강경책 유지… 주변국과 긴장 심화될 듯


지나친 강경노선으로 정치적 입지를 위협받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예상외의 낙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는 총선 이후 이뤄질 새 연립정부 구성에서도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의 재집권으로 향후 대미 관계의 향방 역시 주목되고 있다.

18일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거의 끝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보수파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가운데 30석, 시오니스트연합은 24석을 확보했다. 이는 총선 직전 이스라엘 여론조사에서 리쿠드당이 21~23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데서 최대 9석이나 더 많다.

막판 여론조사에서 시오니스트연합에 뒤졌던 리쿠드당은 선거 하루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막겠다"는 강경발언을 하는 등 보수표 결집에 성공해 선거에서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방송3사 출구조사가 공표되자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이스라엘 정치사상 최장수(13년)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스라엘 총선은 총의석(120석)의 과반수(61석)를 얻는 정당이 집권여당이 되고 집권당 당수가 총리로 임명된다. 하지만 건국 이후 지난 67년간 특정 정당이 의석 과반을 확보한 적은 없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 주재로 어느 당을 중심으로 집권 연립정당이 구성될지 논의하고 당 수장이 총리를 맡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구성의 '킹메이커' 역할을 할 중도 성향의 예시아티드당과 쿨라누당에 적극적인 구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시아티드당과 쿨라누당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11석, 10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쿨라누당을 이끄는 모세 카흘론 대표는 "시오니스트연합과의 파트너십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연정 구성을 위해서는 네타냐후가 강경노선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도파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집권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문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등 사안에 기존의 강경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 등 주변국과의 긴장 관계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의 재집권을 앞두고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며 "그가 이스라엘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외교·안보 정책에 치중하는 사이 이스라엘은 고물가와 주택난에 시달려왔으며 팔레스타인과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협상을 무시하고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이스라엘 동부 요르단 접경 지역) 이스라엘인들의 정착을 확대해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를 승리를 위해 국민분열을 서슴지 않는 비열한 정치인이라고 비판하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사설은 "네타냐후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거부하고 노골적으로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들을 인종적으로 차별하는 유세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현재 이란과 진행하고 있는 핵협상이 이란과 근접한 이스라엘을 물론 중동지역 정세불안을 부채질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과 상의 없이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의회연설 초청을 수락한 데 이어 민주당의 거듭된 연기 요청에도 3일 연설을 강행, 이란 핵협상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의 핵협상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이란과의 대립도 피할 수 없게 됐다.

CNN은 현재 세계무대에서 고립된 이스라엘이 향후 미국·유럽연합(EU) 등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무역국인 EU는 웨스트뱅크 내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세금면제를 취소하고 상품에 원산지 표기를 하는 계획 등을 고려하고 있다. CNN은 현재 많은 유럽 국가가 팔레스타인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은 미국의 외교적 지지가 더욱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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