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전 미 경제지 비즈니스위크 등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애플 맥 컴퓨터의 생산시설 중 일부를 미국으로 옮겨오겠다고 밝혔다. 쿡 CEO는 "우리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같은 날 오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에서 특허소송 1심 최종 심리가 열렸다는 점이다. 쿡 CEO는 최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 내용도 이날 오후7시(미국 동부시각 오후10시)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이 때문에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발표 시점은 조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1990년대 후반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부분의 공장시설을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애플이 정말로 진지하게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고민했다면 10배나 100배 정도 더 투자를 해야 한다"며 "애플의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 내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지적 등으로 인해 악화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문송천 KAIST 경영대학 교수도 "불투명한 사업 비전,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쟁, 이미지 추락 등으로 최근 정보통신 업계 1위 자리를 구글에 위협 받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애플이 마케팅을 이용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