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의회 다수당이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한 것은 지난 78년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제 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면서 시장주의 개혁을 한층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제1야당인 좌파 사회당도 대통령과 집권당에 과도한 권력이 쏠릴 것이라는 우려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의석 수를 늘렸다. 이에 따라 정치ㆍ경제 개혁의 방향을 둘러싸고 좌ㆍ우파간 힘겨루기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프랑스 내무부의 최종 개표결과에 따르면 전날 총선에서 결정된 하원의석 전체 577석 가운데 UMP는 314석을 획득했다. 절대 과반 의석이지만 기존의 의석수 359석보다는 오히려 45석이 줄어든 규모다. 기존 의석 149석의 사회당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인 185석을 차지했다. 여기에 극우성향 국민전선(FN)이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등 군소 정당들의 영향력이 위축되면서 좌ㆍ우 양당 정치체제가 뚜렷해졌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는 26일부터 의회 특별회의를 소집해 앞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ㆍ치안ㆍ이민 등의 분야 개혁입법을 서두를 계획이다. 감세 등 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시장중심 지향의 경제정책들이 핵심이다. 현행의 주 35시간 근무를 넘어서는 시간외 근무소득에 대한 비과세, 주택저당대출 이자에 대한 소득 공제, 상속세의 대부분 폐지, 개인 합산 총과세율 상한을 50%로 낮추는 것 등 이 주요 내용이다. 사르코지는 특히 전임자들과는 달리 외교는 물론 내정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면모를 보이며 대통령직을 한층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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