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28일(현지시간) "샌디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남기는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샌디의 피해규모가 지난 8월 뉴욕을 강타한 '아이린'이나 2005년에 남부 뉴올리언스를 초토화한 '카트리나'를 웃돌아 수백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예보 전문업체인 애큐웨더의 마이크 스미스는 "샌디가 미칠 파급효과는 경제적 손실까지 합쳐 2005년 카트리나보다 더 클 것"이라며 "피해액이 1,000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5년에는 카트리나와 리타 등 강력한 허리케인이 잇따라 발생해 1,230억달러에 달하는 보험금이 지급된 바 있다. 또 허리케인 '아이린'의 경우 약 150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내 피해액 기준으로 역대 10위 안에 들었다.
샌디의 강도는 이 두 허리케인을 능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샌디가 100년 만에 최악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허리케인의 북상에 산업계와 금융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주요 소매업체 매장 가운데 10%가량은 샌디의 진행경로 안에 자리잡아 자칫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 등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소비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소비자들은 보통 허리케인 피해 전후에 쇼핑몰 같은 대형상점을 피한다"며 "백화점과 장난감 상점, 보석, 스포츠용품점 등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월요일) 등 코앞으로 다가온 쇼핑 대목에 소비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샌디가 지나가면 이 같은 전망치는 하향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여기에 대규모 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보험사들의 실적악화와 대규모 복구비 투입에 따른 재정부담, 연료 가격 상승 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 보험정보연구소(III)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보험사들이 총 3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샌디의 영향권 내 원유 선적작업 중단과 정유사들의 생산공정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에너지 업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로이터통신은 "허리케인 이동경로에 미 동북부 지역 최대 규모의 원유 생산·정제시설들이 모여 있다"며 "미국 정유생산의 8%를 차지하는 필라델피아와 뉴저지ㆍ델라웨어 지역 석유정제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40% 수준까지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재고부족으로 겨울철 연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허리케인까지 겹쳐 단기적으로 국제원유 가격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평가 전문업체인 에퀴캣은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더 큰 문제는 직접적 피해보다 2~3차에 걸친 간접피해 발생"이라며 "이 때문에 경제적 피해가 예상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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