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시행사(디벨로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오피스텔·상가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분양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는 모습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향후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시행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행사들은 위례신도시, 서울 마곡·세곡지구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 공급하는 상품마다 높은 청약률과 계약률을 이끌어내며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최근 분양시장이 호조를 띠자 속속 복귀, 알짜물량을 쏟아내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이제는 확실히 대세 상승 초입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시행사들이 돈이 될 만한 땅을 사느라 분주하고 가을 분양 준비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엠디엠의 경우 최근 아파트와 상가 분양에 성공한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강남 세곡2지구에 공급한 '강남더샵포레스트' 아파트는 평균 8.11대 1, 최고 49.1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고 최근 위례신도시 주상복합용지 C1-5·6블록에 사전청약을 받은 1~2층 상가점포 128개 역시 이틀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공급 예정인 위례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 C1-5·6블록(315가구)과 위례 일반상업용지 10블록, 마곡지구 오피스텔 B4-3블록도 입지가 뛰어나 일찍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시행사인 디에스네트웍스의 활약도 눈에 띈다. 6월 위례신도시 첫 오피스텔인 '위례효성해링턴타워 더퍼스트'를 공급해 1순위에 마감했고 빠른 속도로 계약을 이끌어내고 있다. 위례신도시의 입지적 장점과 3.3㎡당 800만원대로 문정지구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친 결과 이 오피스텔 계약률은 두 달 만에 75%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마곡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도 계약률 95%를 넘어 '완판'을 앞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지동 T공인 관계자는 "몇몇 시행사들이 내놓는 상품마다 화제가 되면서 중개업자들이 이제는 단순히 시공사 브랜드를 보는 게 아니라 어느 시행사 작품인지 살피게 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시행사들이 토지확보 경쟁에도 활발히 뛰어들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판매 실적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LH에 따르면 공동주택용지 판매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2조4,255억원(160만4,000㎡)에서 올 상반기 5조356억원(307만5,000㎡)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특히 올 상반기 판매된 공동주택용지 76필지 중 절반이 넘는 42필지를 시행사들이 사들였을 정도로 토지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 지속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시행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서로 눈치만 보던 시행사들이 이제는 정말 장이 섰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적어도 올 가을과 내년 초까지는 시행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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