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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의 경제학]관객 1,800만 땐 수익률 204%-VOD 등 부가수익 기대까지

제작사 최대주주 김한민 감독 150억 거머쥐어

북미 등서도 호평… 해외 매출 최고 기록 세워


'명량'의 흥행질주 속에 동원관객 수만큼이나 영화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명량의 누적관객이 1,6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최대 수혜자는 뚝심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한 김한민 감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명량은 개봉 27일째인 지난 25일 기준 누적관객 1,636만2,314명을 기록했다. 여전히 750여개의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는데다 예년에 비해 이른 추석 연휴가 호재로 작용하며 흥행 뒷심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명량의 관객이 1,800만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명량이 1,8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할 경우 티켓 매출만 1,400억원대. 영화 제작비와 각종 기금 등을 뗀 순이익만 놓고 봐도 명량의 수익률(투자금 대비)은 10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억원을 투자했다면 20억원 조금 넘는 돈을 챙겨가는 셈이다.

◇PF로 끌어모으는 투자금=영화 제작을 위한 돈, 즉 투자금은 크게 한국모태펀드 같은 공공투자자와 벤처캐피털(VC)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및 법인 등 재무적투자자, 전략적투자자라 불리는 3개 주체를 통해 끌어모은다. 전략적투자자의 가장 큰 주체는 '메인 투자사'로도 통칭되는 CJ·롯데·쇼박스·NEW 등 대형 배급사이고 통신사업자와 방송사 및 판권 관련 자회사, 제작사, 티켓사업자 등도 전략적투자자에 속한다. 영화 투자자금은 통상 3개 주체가 부분출자로 투자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모은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의 영속성이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콘텐츠 시장에 주식으로 투자할 만한 대상은 아직 많지 않다"며 "매각·상환 등의 절차 없이 프로젝트 정산금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 투자의 PF 시스템이 정착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PF에는 한국모태펀드가 결성금액의 40~60%를, 재무적투자자가 5~20%를, 전략적투자자가 20~50%를 출자한다.

◇최대 수혜자는 김한민 감독=그렇다면 명량의 제작·투자 과정에 참여한 주체들은 작품 흥행으로 얼마의 수익을 거둘까. 1,800만명에 평균 티켓 가격 8,000원을 곱한 티켓 매출은 1,440억원이다. 여기서 영화발전기금 3%와 부가세 10%를 뺀 나머지(1,253억원)가 티켓 순매출이 된다. 이 중 절반인 626억원은 극장의 몫(경우에 따라 50~60%)으로 돌아간다. 나머지 626억원에서 배급 수수료 63억원(10%)과 총 제작비 185억원을 뺀 378억원이 투자·배급·제작사가 나눌 순이익이 된다. 통상 영화 업계에서는 순이익의 60%를 투자·배급사, 40%를 제작사가 가져간다. 이 관행에 맞춰 추산할 경우 메인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성창투·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산업은행 등 9개 투자사가 227억원을, 제작사인 빅스톤픽처스가 151억원을 받는다. 빅스톤픽처스는 김한민 감독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인 만큼 151억원 중 상당 부분은 김 감독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본 연출료와 흥행수익에 따른 러닝개런티가 추가될 경우 김 감독 몫의 수익은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도 '씽씽'=여기서 끝이 아니다. VOD 및 해외판매에 따른 부가수익까지 더해질 경우 투자자들이 손에 쥐는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VOD 서비스의 흥행이 기대되는데다 북미 지역에서도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며 해외수익 기대감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CJ엔터에 따르면 15일 미국 뉴욕·보스턴·시카고·애틀랜타·시애틀·뉴저지 등 북미 전역의 30개 극장에서 개봉한 명량은 현지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개봉 2주 차에 12개 상영관이 추가되며 총 42개관에서 확대 상영되고 있다. 이 기간 티켓 매출은 118만6,350달러로 CJ엔터가 이 지역에 직배한 한국 영화 중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진 '광해, 왕이 된 남자(92만3,442달러)'가 1위였다. 윤인호 CJ엔터 영화사업부 팀장은 "제 아무리 국내 흥행작이라도 정서가 다른 해외 관객들에게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다행히 북미 지역은 한국 흥행에 힘입어 교민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한국 영화 시장의 역대 스코어 경신작'이라는 점 때문에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용이한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외시장에서는 스크린 수와 흥행 스코어보다는 좌석점유율과 관객 반응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위인 이야기'에 해외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중요한 성공 열쇠라는 이야기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현지 대작들이 3,000~6,000개 스크린을 점유하는 할리우드에서 한국을 비롯한 외국 영화들은 사실 현지의 예술영화와 같은 수준"이라며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외시장에도 같은 사고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순신이라는 영웅과 그의 무용담은 전세계에서 공감하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충분히 해외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소재"라며 "스토리가 갖는 호소력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부가판권과 해외판매수익이 전체 수익에 미치는 비중은 그리 크지는 않다. 국내 한 벤처캐피털사 관계자는 "할리우드의 경우 극장 매출과 VOD 매출, 해외판매 매출 비율이 1대2대2(또는 1대1대1)로 내수시장 극장 개봉으로 거둬들이는 수익보다 부가·해외 매출이 비중이 크지만 한국은 여전히 국내 극장 개봉을 통한 매출이 80~90%로 월등히 높다"며 "부가판권수익이 그리 많진 않겠지만 명량처럼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대게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조할인이나 각종 이벤트를 통한 티켓 가격을 고려할 때 전체 수익과 투자자별 수익은 티켓 가격 8,000원을 가정해 추정한 수치보다는 다소 낮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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