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쓰레기 매립지 브라질 자르딤 그라마초의
쓰레기 줍는 이들 다룬 다큐 '웨이스트 랜드' 내달 3일 개봉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그래서 나는 멀리 보려 노력한다.”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다. 영화 ‘웨이스트 랜드’의 주인공인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에게도 그들의 생활터전이었던 쓰레기 매립지 자르딤 그라마초라에서의 삶은 비극이었겠지만 최하층민이었던 그 시절을 벗어나 제대로 된 삶을 꾸려나가는 현재 그곳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의미 있는 공간일 것이다.
‘웨이스트 랜드’는 브라질 태생이지만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빅 무니즈가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 자르딤 그라마초에서 2년간 카타도르와 생활하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활용해 그들의 초상이 담긴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다룬 루시 워커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 베를린 영화제 관객상 등 50여 개의 상을 휩쓸었다. 자르딤 그라마초로 들어간 빅 무니즈와 영화 제작 스태프들은 악취에 고통스러워했고 일부는 질식해 쓰러지기도 했으며 냄새에 익숙할 즈음에는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고, 한센병 전염이 언급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다. 그리고 빅 무니즈는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쓰레기 더미 속 삶이지만 자부심으로 가득 차있고, 밝고 유쾌한 카타도르 덕”이라고 전하며 카타도르와의 소통 자체에 감동한다. 또 루시 워커 감독은 카타도르에게 음식을 해서 파는 이르마, 남편이 실직을 하자 카타도르가 된 마그나, 성매매나 마약거래에 몸 담지 않고 땀 흘려 번 돈을 자랑스러워하는 수엘렝, 11살부터 쓰레기를 주운 티앙 등과 유대가 깊어졌으며 영화 관계자와 관찰 대상자 그 이상의 관계가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영화 최초의 기획과 구조에 구멍을 냈고 고백하기도 했다. 쓰레기 4톤과 2년이라는 시간이 들어간 빅 무니즈의 카타도르 초상화 프로젝트 개인전은 피카소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전시회가 됐다. 한편 자르딤 그라마초는 2012년 폐쇄됐으며 빅 무니즈의 초상화의 모델이 됐던 티앙은 카타도르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협동단체인 ACAMJG의 대표가 됐고, 요리사 이르마는 그림을 판 수익금으로 작은 레스토랑을 열었지만 곧 다시 자르딤 그라마초로 돌아갔으며, 수엘렝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마그나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새로운 삶을 살고 있고, 자르딤 그라마초의 지식인인 줌비는 도서관을 만들었고, 이곳의 정신적 지주 발테르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일을 했다. 4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9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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