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지난 14일 대중교통 이용객은 569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5월31일(159만9,000명)에 비해 21.9% 감소한 수치다. 5월31일은 정부가 격리 대상자 급증을 이유로 대국민 사과를 한 날로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교통수단별로 보면 버스는 이달 14일 기준 5월31일보다 80만7,000명(20.5%), 지하철은 79만2,000명(23.6%) 줄었다. 이에 따라 운송수입금도 버스가 5억9,000만원, 지하철이 6억5,000만원 줄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도심의 교통체증을 가늠하는 척도인 남산 1·2·3호 터널의 교통량도 이달 14일에는 11만662대에 그쳐 5월31일의 1만4,028대보다 약 11.3% 감소했다.
그만큼 시민들이 외출을 줄이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도심 통행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5월31일 도심 통행속도는 평균 시속 26.4㎞였지만 이달 14일에는 28.4㎞로 7.6% 빨라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메르스 여파로 시민들이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전체 교통수단 이용을 위축시켜 도심 통행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커들이 급감하면서 평소 도심을 가득 메웠던 관광버스들이 실종된 것도 도심 교통흐름이 빨라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도심의 관광버스는 출퇴근 때 차로를 막아 교통정체의 주범으로 꼽혔지만 유커들이 줄면서 대부분 탄천변 주차장 등에 빈 차로 주차돼 있다 보니 오히려 도심 교통정체 해소의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 도심지역에 불법주차돼있던 관광버스가 크게 줄어 교통량 감소폭보다 실제 교통상황이 더 원활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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