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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부자학


[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부자학 홍현종 hjhong@sed.co.kr 고래(古來)로 그런 열망이 언제라고 없었을 까만 부자를 향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요즘처럼 뜨거운 시기도 없었을 듯 싶다. 부자학. 대학이 개설한 강좌에 학생들의 수강 신청이 몰린다는 얘기는 이제 뉴스가 아니다. 부동산과 주식투자가 강남 유한 마담들의 상징이던 시절은 가고 유사(類似) 열풍은 대학 캠퍼스로까지 스며들었다. 아줌마들이 아닌 대학생들이 나서 투자하는 시대. 아카데미즘의 상아탑이 실용을 넘어 시장화 될지도 모를 일, 급변하는 트렌드다. 이런 추세는 거창히 보면 세계화의 영향이지만 결정적 계기는 아마 지난 2000년 전후 이른바 닷컴 붐 시기를 지나면서 일 일듯 싶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의 신화가 만들어지고 젊은이들 대박의 꿈이 이제 닷컴 창업을 넘어 전방위적인 ‘토탈 재테크’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대학생 인터넷 사장에서 30대 주식 부자에 이르기까지 부자로의 꿈은 세대 구분이 없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온 나라에 몰아치는 부자학 광풍. 좋게만 그렇다고 나쁘게 만도 볼 수 없는 우리가 사는 치열한 시대의 단상(斷想)이다. ▲부자가 되는 묘책은 과연 있을까. 그 비결을 담고 있다며 쏟아지는 책들 어디를 봐도 뭐하나 신통한 해답은 없다. 그저 개론과 원론적 얘기만이 넘쳐 날 뿐이다. 이를 테면 돈에 집중하고 계획성 있게 살고 뭐 그런 식이다. 일부에선 부자학의 수학적 인과론을 말하며 부의 획득과정을 지배하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각론적 비법을 자신 있게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기실 부자가 되는 특별한 묘책이란 게 있을 턱이 없다. 그런 것이 있다면 자기가 돈을 벌지 책을 쓸까. 그러나 부자들이 갖는 통계적 경향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 부자학 전문가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가 국내외 부자 수천명을 살펴보고 제시한 부자가 된 방법은 대충 6가지 정도다. 확률별로 따지면 1)장사 2)절약 3)정보 4)출생 5)결혼 6)행운 등의 순. 비법까진 아니라도 요즘 세상 부자가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은 있다. 바둑으로 치면 이를 테면 정석 같은 것, 재테크의 경우 꼼수가 아닌 학습해야 할 부분이다. 돈 길을 아는 듯한 사람들이 던지는 메시지 역시 바로 제대로 된 정석을 먼저 배우라는 것이다. 글로벌 체제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해, 정보 해석 능력 등이 그런 범주다. ‘큰 부자는 하늘이 만든다’라는 말도 있지만 돈이 굴러가는 시스템에 대한 학습은 선행 조건이다. ▲최근 발표된 영국의 60만 금융전문가 양성책. 부자학의 ‘파생책’(派生策)이자 국가판 ‘버전’(version)이다. 며칠 전 일본 도쿄 증시에서는 한번의 키 조작 실수로 수천 억원을 날려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횡재한 사람들도 물론 있다. 부가 노동 가치에서보단 한 순간의 운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세상, 바로 카지노 자본주의 시대의 모습이다. 이런 시대 ‘부’는 게임의 법칙을 잘 아는 사람에게 쏠릴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개인이 됐건 국가가 됐건 그 방법을 찾는 길이 살아 남는 길이다. 일찍이 세계 금융허브로 자리 잡았던 영국의 금융전문가 양성안은 시대를 헤아리는 국가 차원의 부자학 전술의 한 사례다. 끝으로 부자학을 말하며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부자들의 사회적 의무, 나눔의 덕목이다. 빈부격차가 각종 사회 문제의 뿌리인 시대. 부자학의 마지막 장은 바로 이 대목으로 맺음 돼야 옳을 듯 싶다. 제대로 된 부자학이란 무엇일까. 돈 버는 요령만을 말하는 부자학이 진정한 부자학일 수는 없다. 개념의 진화가 필요한 때다. 21세기형 부자에 대한 한동철 교수의 정의는 썩 괜찮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value creator). 입력시간 : 2005/12/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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