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초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서울 잠실동 일대 전용 85㎡(공급 108~111㎡) 전세가가 최고 6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으로 매물이 부족한데다 인근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쳐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여서 정부의 대책이 무색한 상황이다. 23일 잠실동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8월 들어 이 일대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인 엘스ㆍ리센츠ㆍ트리지움ㆍ레이크팰리스의 85㎡(이하 전용면적) 전세 매물이 최고 6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 LG공인 관계자는 "2주 전 한 일본 법인에서 잠실 리센츠 85㎡ 전세를 6억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로 매물 가격이 5억7,000만~5억8,000만원으로 뛰었다"며 "하지만 전세 물건이 없어 가격이 값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M공인 관계자도 "단지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최고 가격으로 나온 전셋값이 85㎡ 기준으로 5억8,000만원선"이라고 전했다. 실제 체결 가격도 확연한 상승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잠실 리센츠ㆍ트리지움ㆍ레이크팰리스의 85㎡는 4억3,000만~5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올 1월만 해도 최저 3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1억7,00만원이나 뛴 셈이다. 잠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현재 매물 가격이 실거래 체결가격보다 높게 나와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그 값에 계약이 체결된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개업소들은 이 지역 전셋값 상승 행진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 대기 수요가 여전히 적체된 상황인데다 오는 9월부터는 트리지움이 입주 2년에 접어들게 돼 재계약 과정에서 전셋값이 또 한 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민의 이주 수요도 잠실 지역 전셋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 C공인 관계자는 "재계약을 원하는 세입자가 많지만 집 주인들은 전세 대신 반 전세로 돌리려는 경향도 있어 수요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격에 관계없이 매물이 나오면 잡아달라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많아 쉽게 가격이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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