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장조사 업체 마킷은 독일의 4월 종합 PMI 예비치가 48.8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4월 종합 PMI도 전달과 같은 46.5로 집계됐다.
이처럼 독일 등 유로존 전반의 경기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ECB가 다음달 초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FT는 ECB 내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던 계파도 거시경제지표가 계속 악화되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며 이번 회의에서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가디언도 최근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를 암시하면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하폭은 0.25%포인트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크리스토퍼 베일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영국과 같은 0.5%로 인하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외에 기준금리를 내려도 차입여건이 좋지 않아 혜택을 보지 못하는 남유럽 기업들을 위해 추가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등의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ECB가 자체 경제전망을 개정하는 6월 회의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ECB가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자 23일 유럽증시는 급등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600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4% 오른 292.74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3.58%, 독일 2.4%, 영국이 2% 올랐다.
남유럽의 국채금리도 급락(가격상승)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94%를 기록해 2년 반 만에 4% 이하로 하락했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1.16%로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2년 반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포르투갈ㆍ아일랜드의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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