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민주당이 ‘혼외 아들’ 의혹 논란에 휩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 `청와대 개입설’ 등을 문제 삼아 전날부터 회담 거부를 심각하게 고심하면서 어렵사리 개최키로 합의된 회담이 깨질지도 모르는 살얼음판 상황이 막판까지 계속됐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3자 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히고서야 마침내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까지 회담의 의제와 형식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싸움을 계속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내일 회담의 주요 의제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 권력기관의 정치개입 폐해가 돼야 한다. 검찰총장 사퇴 문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대통령이 준비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3자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청와대가 회담 시간과 장소 등을 사실상 통보형식으로 전달해왔다면서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었다. 특히 청와대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표현을 동원, 노숙투쟁 중인 김 대표의 정장 드레스코드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민주당 내에선 격앙된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내세우며 3자회담 이후 정국 및 국회 정상화를 민주당 측에 압박했다. 민주당이 국정원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와 민생 문제를 방점을 둘 방침이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는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내일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회 내 특위 설치를 주장하는 국정원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원 자체 개혁안을 토대로 정보위 차원의 논의로 맞서고 있고, 정치적 배후설이 제기된 채동욱 총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서도 “개인적 윤리” 문제로 대응하고 있다.
민주당은 3자회담 전과정의 TV 생중계 혹은 녹화중계를 제의했으나, 청와대는 관련내용을 가감없이 브리핑을 통해 공개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회담의 의제 우선순위는 물론 해법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커 3자회담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관건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과 국정원 개혁 문제에 대해 어떤 수준의 언급을 하느냐다. 추석 이후 정국 정상화 여부의 가닥이 잡히려면 민주당의 장외투쟁 중단을 위한 충분한 명분을 제공해야 하지만, 과연 박 대통령이 민주당이 기대하는 답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이날 회담 전략을 다듬는데도 매진했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실을 중심으로 예상 의제를 정리하는 동시에 이날 오후 황우여 대표 주재로 3자회담 준비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전날 3자회담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회담 전략을 집중 논의했으며, 이날도 최고위원회와 중진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