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구조 학생들이 입원한 고대안산병원에 따르면 입원 학생 10명 중 4명은 수면장애 증상을 보이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학생들이 초기에 겪었던 감정마비·불안감 등의 증상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으나 상당수는 여전히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차상훈 고대안산병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입원 학생들과의 1대1 심층면담을 완료한 결과 아직도 감정이 불안하고 기운이 소진된 학생들이 더러 있다"며 "입원 학생 중 40%는 불안과 스트레스 등으로 여전히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중 4명은 여전히 매일 밤 사고 당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원 학생 가운데는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병원 측은 지금까지 진행된 학생 면담과 상태평가를 토대로 약 20% 정도는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소아청소년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진료기록을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수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피해 학생들이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하는 만큼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센터 소속의 소아청소년정신전문의와 1대1 개인주치의를 지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퇴원한 학생 가운데서도 재입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피해 가족들을 위한 학생·아이·노인 돌봄 서비스와 가사·심리정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먼저 안산 단원고 피해 학생의 형제자매가 다니는 학교에 교육복지사를 파견해 해당 학생들의 상황을 수시로 체크,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피해 가족 중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은 총 141명이다. 여가부는 이들 학생이 재학 중인 35개 학교에 각 1명씩 교육복지사를 보내 피해가족 아동의 전담교사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들 복지사들은 향후 전담 학생들의 생활·정서 등의 상황을 수시로 파악한 뒤 안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청소년상담센터 등 전문 지원기관과 연계해 학생별로 필요한 보호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안산=송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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