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미국계 대형 투자펀드인 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와 영국 프루덴셜의 자회사인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아시아 투자 펀드들이 한국 원화 및 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스먼드 순 웨스턴애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털과 대외적 위상도 견고해 한국이 가장 선호되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볼 때 국채 및 원화 모두 강세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콩 소재 모건스탠리의 제프리 캔드릭 투자전략가도 "(국제 투자자금의 한국 시장 유입에도) 원ㆍ달러 환율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한국은행의 시장개입 우려를 낮추고 있다"며 "지금 (한국 국채와 원화를) 사라"고 권했다.
앞서 씨티그룹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가 발표된 직후 북아시아 지역의 수출 회복 및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근거로 한국과 중국ㆍ대만 등의 기술ㆍ산업주를 추천했다.
글로벌 투자가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한국이 기타 신흥국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신흥국 대안 투자처로서의 위상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출구전략 시간표 공개로 시작된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엑소더스'에서 가장 강한 회복력을 보여줬으며 이후에도 낮은 인플레이션, 건전한 펀더멘털, 수출 회복 등의 긍정적인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원화액면 채권의 가격은 지난 3개월여 동안 0.2% 하락하는 데 그치며 싱가포르에 이어 주요 10개국 중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다. 또 지난달에만 20억달러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고 물가 상승세 역시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향후 8년간 한국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2.04%로 전망되며 정부 목표(2.5~3.5%) 이하에서 관리될 것으로 에상된다"며 "(낮은 물가로) 올해 금리인상도 없을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 전망 역시 밝다"고 평했다.
이밖에 아시아 투자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국가부채 및 경상수지, 성장률 등을 근거로 미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과 멕시코를 뜻하는 '코렉시코(Korexico)'를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급변동기의 최선호 신흥국으로 추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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