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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일본 골프한류의 이면


'불경기ㆍ한국세(韓國勢)의 대두… 국내 골프 인기에 그늘.'

지난 16일 일본 산케이 신문을 통해 보도된 기사의 제목이다.

2003년 당시 고교생이었던 '스타'미야자토 아이(27) 출현 이후 꾸준히 성장했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인기가 최근 3년 동안 시들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사다. 신문은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와 함께 특히 한국선수의 맹활약을 꼽았다. 실력 있는 한국선수가 투어 규모에서 미국에 손색없고 모국에서 가까운 일본으로 대거 눈길을 돌려 일본선수가 우승에서 멀어지면서 팬들의 관심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일본 팬들 사이에) '또 한국선수 우승인가'라며 질릴 수 있는 요인이 부지불식간에 쌓여간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대목도 보인다.

한국선수들은 실제로 최근 몇 년간 JLPGA 투어를 장악해왔다. 2010년에는 역대 최다인 15승을 쓸어담았고 올해에는 35개 중 19개 대회가 치러진 23일 현재 벌써 9개의 우승컵을 수확해 기록을 경신할 기세다. 안선주는 2010년과 2011년 상금왕도 2연패했다.

반면 일본에서 JLPGA 투어의 인기 하락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개 대회까지 평균 시청률은 5.4%로 전년보다 1.5%포인트나 감소했다. 비일본인이 우승한 대회의 시청률은 최저 2.8%에 그쳤다고 한다. 누적 관중은 24만3,000여명으로 8,907명이 줄었는데 지난해에는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4경기가 못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선수들은 차별 같은 것은 느낄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일본 골프계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고바야시 히로미 JLPGA 회장은 "글로벌 시대다. 분하다면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스포츠호치 등 일부 언론은 "(외국인의 강세가 지속되면) 대회 스폰서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주눅 들고 눈치 보면서 일부러 우승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방법은 코스 밖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개막 이틀 전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뉴욕주 먼로카운티 한국전쟁 참전용사 모임 회원들이 대회장을 찾아와 2006년부터 이 단체를 후원해온 장정(32ㆍ볼빅)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것. 최경주를 비롯한 미국 무대의 남녀 선수들도 여러 차례 자선과 기부 활동을 펼쳤다.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한다면 상금 유목민이 아닌, 실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겸비한 이웃으로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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