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서구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의뢰해 항공대 교수, 기장 등 항공분야 전문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김포공항 주변지역의 고도제한 완화 연구용역'에서 고도제한높이를 119m까지 올려도 비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용역결과에 따르면 마곡지구의 경우 해발기준 119∼162m의 고도는 시계비행(조종사가 눈으로 보며 하는 비행) 절차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고, 해발기준 176∼209m 고도에서도 항공기 계기비행(기계에 의존하는 비행) 절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해당 높이에 장애물이 있어도 항공안전에는 지장이 없다는 얘기다.
이를 근거로 할 때 강서구 전체 면적의 64.7%에 이르는 수평표면(활주로 반경 4㎞ 이내, 해발 57.86m) 제한 지역은 일률적으로 고도제한을 119m로 높여도 비행안전에 영향이 없다는 결론이다. 아울러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수평표면 반경을 3㎞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 4㎞인 김포공항 주변 수평표면 반경도 축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서구는 토지 형상이 평지로 개발이 쉽고 재산 가치가 높은 지역인데도 구 전체면적의 97.3%에 해당하는 40.3㎢가 고도제한지역으로 묶여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강서구는 지난해 7월 '공항 고도제한 완화 추진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같은 해 10월 항공전문가·변호사·지역주민 35명으로 구성된 '강서구 공항고도제한 완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면서 주민 35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노 구청장은 "미국항공청도 우리나라처럼 공항주변의 고도를 과도하게 규제하지는 않고 있다"며 "성남 서울공항의 진입표면구역에 포함돼 있던 롯데월드타워도 허가를 얻어 신축 중인 만큼 강서구의 경우 비행 진로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국토부와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서구의 고도제한 완화안에 대해 결코 받아들여 줄 수 없다"고 밝혀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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