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단행한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로 꼬여 있는 중일관계 개선과 힘을 잃은 아베노믹스의 동력 확보, 지방선거를 앞둔 당 조직 재정비 등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일 오후 2차 아베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18명의 각료 가운데 8명이 처음 입각했으며 역대 가장 많은 5명의 여성 장관이 임명됐다.
이번 개각 및 당 간부 인사는 취임 20개월 만에 주요 현안들에 발목이 잡힌 아베 총리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선택한 해법이다. 소비세율 추가 인상 결정을 앞두고 식어가는 경제 성장 엔진, 지속되는 중국과의 갈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50% 안팎까지 떨어진 정권 지지율 등 장기집권을 가로막은 난제들의 실마리를 이번 인사를 통해 찾겠다는 것이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아베 총리가 꺼내 든 카드는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상과 여성 장관들의 대거 기용이다. 일본 공적연금(GPIF)을 관장할 시오자키 후생상은 공적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물로 운용자산 127조엔(약 1,233조원)에 달하는 GPIF의 주식투자를 확대해 증시호황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에서 중시하는 여성 인재 채용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여성 각료는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법무상,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 아리무라 하루코 행정개혁 겸 여성활약상,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담당상 등이다.
당 인사에서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꼬일 대로 꼬인 중국과의 관계개선 의지가 엿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자민당 총재이기도 한 아베 총리가 임명한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간사장과 니카이 도시히로 정무조사회장이 중국과 친분이 있는 대표적 중도우파의 베테랑 정치인들이라며 이번 인사로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토 아키노리 방위상 겸 안전보장법제담당상 등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보수파의 기용도 눈에 띄지만 그보다는 중국과의 관계개선 메시지가 강하게 드러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니카이 정조회장은 당장 이날 취임회견에서 "험담을 하기보다는 주변국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며 대중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다니가키와 니카이는 당내 온건파와 니카이파의 수장으로 이들의 임명은 다음달 후쿠시마지사, 11월 오키나와지사 등을 뽑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결속을 다지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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