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산재모(母)병원' 설립을 둘러싸고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각기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산재모병원은 전국에 산재한 10개 산재병원의 중추 역할을 하는 병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추진됐으며 고용노동부는 세계적 수준의 R&D 기능을 갖춘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울산과학기술대(UNIST)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국립울산산재병원(산재모병원)을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UNIST 캠퍼스 부지 10만7,000㎡에 건립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한 상태다.
UNIST는 한스쉘러 줄기세포연구소 등 산재환자 재활을 위한 연구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조사를 통과하면 총 4,3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산재근로자를 책임질 최첨단 진료시설을 짓게 된다. 정부는 병원과 임상연구동, 게스트하우스, 장례식장 등의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고용노동부의 계획에 대해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각기 목소리를 따로 내는 등 벌써부터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산재모병원을 울산혁신도시에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산재모병원 건립 과정에 노동자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울산지역 13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건강을 생각하는 울산연대' 는 4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계적인 산재 모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 공론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07년 울산시가 국립 산재병원을 추진했지만 연구용역 결과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무산됐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며 "고용노동부에 만 맡길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울산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재모병원과 UNIST의 바이오공학연구소의 연계, 병원 내 게스트하우스 건립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공학과 산재재활 치료와의 연관성이 낮고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현행 의료법이 금지하고 있어 정부 계획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수 많은 공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에는 연간 3,000여명의 산재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환경은 7대 광역시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열악하다. 이로 인한 산재병원 건립 필요성과 근로복지공단이 2014년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점이 감안돼 산재모병원의 울산 건립이 확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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